[ 죄책감 ]
세미한
바람 하나
스며드는 밤
조금 더 불면
금이 갈 것 같아
끝까지 창을 열지
못한다
바람이
사라지는 것도
두렵다
아주
조금,
부서지지 않을 만큼
창을
열어둔다
나는.
나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
오늘도
그 바람 앞에
우두커니
서 있다
“이따금씩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 바람은 양심의 소리일 수 있고, 예민한 마음의 떨림일 수 있고, 시대가 떠 넘긴 숙제일 수도 있습니다. 나는 그 바람의 근원을 다 알지 못한 채, 오늘도 부서지지 않을 만큼의 창을 열고, 바보처럼 또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