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51편

<창가에 서서> 마지막 연재!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by 오승현





[ 시편 151편 ]


오늘 울었어요.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또 한 번 절망한 날이었어요.


나에게도 꿈이 있는데,

내가 꾸던 꿈은 참 소박한 꿈이었는데,

넘을 수 없는 벽 앞에서

다시 낙심했어요.


아내는 미소 지으며 말해요.

“꿈을 꾸지 말라고.”

“주어진 현실을 살라고.”


하지만 그게 어찌 쉬운 일인가요.


마음에 품은 작은 꿈이

누군가의 생을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작은 불씨 하나가

나를 숨 쉬게 했다는 것을요.


나와 아이들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아내 앞에서,

가만히 간직해 온 작은 꿈 하나조차

또다시 죄책감으로 물들었어요.


덫에 걸린 새처럼,

아무리 몸부림쳐도 깊어져만 가는

상흔에

나는 문득 지쳐버렸어요.


나에게는 구원이 필요해요.

나에게는 당신의 손이 필요해요.

나에게는 당신의 빛이 필요해요.








“<창가에 서서〉의 마지막 글입니다. 저의 소박한 글을 읽어주시고, 따뜻하게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브런치북은 오른쪽 다리를 다쳐 입원과 수술, 재활을 반복하던 6개월의 시간, 창가에 앉아 조금씩 회복을 기다리며 쓰기 시작한 글입니다. 그때 저는 휠체어 없이는 걸음도 내딛지 못하던 때였습니다.


담당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곧 1월이면 목발 없이 걸을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문득 생각했습니다. 부서진 날들을 이 글들이 조용히 붙들어 주었다는 것을요.


시편 속 ‘애탄시’는 겉으로 볼 때 절망으로 가득 차 있지만, 동시에 신뢰시로 분류됩니다. 왜냐하면 절대자를 향한 애탄이 곧 신뢰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성경 속 시편은 150편까지 밖에 없습니다. 저는 애탄시 형식을 따라 저만의 작은 ‘시편 151편’을 이 마지막 글에 담아보았습니다.


그동안 저의 글을 읽어주신 분들의 응원 한 줄 한 줄이 글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위로와 힘이 되었습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


새로운 연재 두 권의 브런치북

<아직도 피아노〉, <순례자의 책장>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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