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심장이 되지 않기 위해

현실에 지지 않기 위한 한 아빠의 편지

by 오승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빠의 보물,

사랑하는 딸 은비야.


아빠가 좋아하는

이어령 작가님의 책 중

가장 아끼는 한 권을 고르라면,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꼽는단다.


그 책이 가장 좋았던 이유는,

그 안에 담긴 부성애 때문이었어.


아빠가 너를 바라보는 마음처럼,

그 책에는 딸을 향한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거든.


그 책 속에 이어령 작가님은

가난했던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독일 고전 동화 하나를 소개하셨어.



빌헬름 하우프의

『차가운 심장(Das Kalte Herz)』이라는 동화야.


이야기의 주인공은 페터는

숯을 만들어 파는 가난한 청년이었어.


언제나 자기 처지를 한탄하며

부와 명예를 꿈꾸었지.


그러다 어느 날,

숲에 사는 거인을 찾아가

아주 위험한 거래를 하게 돼.


자기 마음을 거인에게 넘기는 대신,

막대한 부를 얻게 되는 거래였어.


하지만 비극은 그때부터 시작됐어.


페터는 돈과 명성을 얻었지만,

‘차가운 심장’을 가진 사람이 되고 말았지.


그는 더 이상 아내를 사랑할 수도,

가난한 이웃에게 연민을 느낄 수도 없었어.

삶의 기쁨조차 느껴지지 않았지.


겉으로는 성공했지만,

속으로는 무너졌고,

사랑하는 아내에게까지 상처를 주게 되었어.


결국 그는

자신이 얼마나 큰 것을 잃었는지를 깨닫고,

‘진짜 심장’을 되찾게 돼.


그리고 비로소 감정을 되찾고,

소박한 삶 속에서

진짜 행복을 누리게 된단다.


이 이야기를 아빠는 잊지 못해.


왜냐하면 아빠에게도 꿈이 생긴 순간,

현실의 벽도 함께 보였기 때문이야.


아빠의 꿈은

욕심에서 비롯된 게 아니었는데,

세상은 말하더라.


"꿈을 꾸더라도, 먼저 돈을 준비하라"고.


그때 아빠는 처음으로 깊은 방황과 침체를 겪었어.

다른 아빠들처럼 돈을 많이 버는 걸

인생의 목표로 삼지는 않지만 -


현실이라는 덫에 걸린 듯,

꼼짝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고,

그 과정 속에서 내 마음도 조금씩

‘차가운 심장’이 되어가는 걸 느꼈어.


그건 정말 고통스럽고

무서운 시간이었단다.


지금은 감사하게도

그 폭풍이 조금은 지나갔지만,

아빠는 지금도

내 마음이 다시 차가워지지 않도록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있어.


왜냐하면, 아빠의 진짜 꿈은

순례자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야.


누군가에게는

추상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아빤 신앙이라는 순례,

글쓰기라는 순례를 통해

온전한 인간이 되는 것을 꿈꾸고 있어.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그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


그건 아빠가 설교 시간에

청년들에게 늘 전하는 말이기도 하지.


이제 아빠는

하나님이 주신 '글쓰기'라는 소박한 재료로

세상 속에서

그 사랑을 실천해보고 싶단다.


아빠의 언어로,

아빠의 온기로,

아빠의 발걸음으로…


그렇게 나를 완성시켜 가고 싶어.


그 여정 속에서

너희의 꿈도 지키고,

아빠의 꿈도 지키고,

하나님의 꿈도 지켜가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