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진짜 나는

by 오승현




[ 어쩌면 진짜 나는 #1 ]


어쩌면

진짜 나는—


소변 하나

내 힘으로

보지 못하는 나


어쩌면

진짜 나는—


다섯 살 막내아들

내 품에 안기지 못하는 나


어쩌면

진짜 나는—


누군가의 손 없이는

일어서지 못하는 나


병원에서

나는


어쩌면

진짜 나를

만났다




[ 어쩌면 진짜 나는 #2 ]


내 힘으로

살 수 있다 여겼던

오만이 산산이 부서진 자리


그때 알게 되었다


어쩌면

진짜 나는

처음부터—


어둠 속에서

나를 끌어낸

빛에 의지해

살아왔다는 것을


어쩌면

진짜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