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대화, 마음을 다스리는 삶의 태도 (무농)

감사한 일

by 나무나루주인


봄날의 대화, 마음을 다스리는 삶의 태도 (무농)


동네 공원과 아파트 화단의 식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봄을 알리고 있다. 연둣빛 새순이 고개를 들고, 꽃들은 앞다투어 피어나며 계절의 변화를 조용히 전한다. 그 생기 어린 풍경 속에서, 나 또한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들과 마주 앉아 점심과 차 한 잔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따뜻한 햇살과 잔잔한 대화가 어우러진 그 순간은, 그 자체로 충분히 감사한 하루였다.

KakaoTalk_20260324_150921374.jpg?type=w1
KakaoTalk_20260324_150921374_01.jpg?type=w1

대화는 자연스럽게 건강 이야기로 이어졌다. 누군가는 병원에 다녀온 일을 전했고, 또 다른 이는 걷기와 달리기로 몸을 돌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예상치 못한 질병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예전 같으면 가볍게 지나쳤을 이야기들이 이제는 모두의 공감 속에서 한층 무게 있게 다가온다. 나이가 들수록 삶의 중심이 어디로 옮겨가는지,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조용히 확인하고 있었다.


이제 건강은 단순한 관심사가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근간이 된다. 몸과 마음을 돌보는 일이 곧 삶을 지키는 일임을 새삼 깨닫는다. 자연스럽게 과거의 기억과 함께 자식과 손주들의 근황을 나누는 대화도 이어진다. 그 모습은 세월이 빚어낸 또 하나의 평온한 풍경처럼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한 선배의 말이 유난히 마음에 남는다. “걱정을 만들지 않으려 하고, 이미 있는 걱정도 줄이려 노력한다"라는 담담한 고백은 단순한 조언을 넘어 삶의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걱정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다루어야 할 마음의 영역임을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봄은 늘 새로움을 말하지만, 그 속에는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조용한 힘이 깃들어 있다. 오늘 나는 자연과 사람, 그리고 그 대화 속에서 삶을 대하는 한 가지 태도를 배웠다. 지나치게 붙잡기보다 내려놓고, 걱정하기보다 받아들이며,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는 것.


따뜻한 봄빛 아래에서, 그 배움을 마음에 조용히 담아본다. 서두르지 않고, 흔들리지 않으며, 주어진 하루를 나의 속도로 살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삶의 태도일 것이다.

KakaoTalk_20260324_150921374_02.jpg?type=w1
KakaoTalk_20260324_150921374_03.jpg?type=w1



작가의 이전글알지 못함의 끝에서 비로소 시작되는 이해 (무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