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먹는 법」을 읽고
p28 정운영 선생을 통해 저는 비판에도 배려가 필요하며 애정 어린 비판이 상황을 개선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지성과 인성이 다른 것이 아니며, 책을 열심히 잘 읽는 사람은 타인의 마음과 세상도 그만큼 열심히 잘 읽는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p49 독서란 쓴 사람과 읽는 사람의 만남이며 또 다른 세계와의 만남입니다. 그리고 만남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지요. 업무상 만나는 관계에서조차 우리는 사람에 대한 예의와 진실성을 강조하며 실적은 그 결과로 주어진다고 말합니다. 최고의 세일즈맨들이 하나같이 하는 얘기가 돈보다 사람에 집중했더니 돈은 따라오더라고 하지 않던가요.
책과의 만남도 마찬가지입니다. 읽는 순간에 집중하고 즐기면서 한 권씩 읽다 보면 어느 순간에 집중하고 즐기면서 한 권씩 읽다 보면 어는 순간 독서가 재미있어지고 배움이 쌓입니다. 그런데 1년에 100, 200권 목표를 세워 놓으면 만나는 과정보다 만났다는 결과에 초점을 두고, 읽었다는 사실로 자랑을 삼기 쉽습니다. 주객이 전도되는 것이지요, 정말 중요한 건 독서 목록을 늘리는 것보다 시야를 넓히는 것이고 마음의 크기를 늘리는 것인데 말이지요.
p86 세상이 얼마나 크고 깊고 복잡한지, 그에 비해 내가 아는 것은 얼마나 적었는지 깨닫기 위해서는 내가 모르는 것과 만나야 합니다. 그때 몸으로 부딪쳐 만나면서 스스로의 모자람을 깨달을 수 있다면 가장 좋지만 경험엔 한계가 있지요. 그래서 책이라는 쉬 접할 수 있는 도구를 취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만약 책마저 내가 익히 알던 것만 읽는다면 어떻겠습니까? 자신의 부족함은 생각도 못 한 채 세상을 다 안다는 착각 속에서 편견과 아집만 키우지 않겠어요?
p91 어려운 책을 읽는 것은, 어렵다고 여겼던 앎을 얻는 기쁨만이 아니라 내 안의 세포를 깨워 한계를 넓히는 드문 기쁨을 줍니다. 그러므로 내가 모르는 세상, 내가 모르고 외면했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물론이요 나도 몰랐던 내 안의 나를 찾기 위해서도 반드시 어려운 책을 읽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