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괜찮은 해피엔딩」을 읽고
가진 게 없는데 웃는 사람들, 몸이 불편한 데 가족에게 사랑받는 사람들, 부모가 없는데 기죽지 않는 아이들,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두 가지 모습이 공존하는 인생을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볼 기회가 늘면 좋겠다. 불편과 행복이 공존하는 모습이 부자연스러운 게 아니라 그런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깨닫고 대중매체로 만들어진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례를 접하며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기를.
아무 말하지 않고 그냥 거기 있어주기. 듣기만 하는 것이 무슨 상담이 될까 싶었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놀라웠다. 사실 누군가가 고민이나 걱정을 털어놓을 때 아무 말하지 않고 가만히 듣기가 쉽지 않다. 뭐라도 돕고 싶은 마음에 머리를 굴려 이러저러한 해결책을 알려주고 싶은 욕구도 억누르기 정말 어렵다. 어디선가 들은 말을 어서 빨리 떠올려 위로해주어야 할 것 같다는 의무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마음을 조심스레 열고 속내를 털어놓는 사람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귀, 그리고 '나는 네 편이야' 하는 눈빛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속으로 '오, 노노! 저는 작은 일 하며 살 거예요!'소리친다.
나는 내가 있는 곳, 이곳 땅끝에서 증인이 되기를 기도했다. 이곳에서 세상을 바꾸는 대단한 일을 하고,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한 엄청난 성과를 내지 않아도 괜찮다.
'나도 저분처럼 살아야지! 인생의 마라톤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힘내라고 응원하면서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