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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므니 Aug 03. 2023

누구에게나 있는 해피엔딩을 꿈꾼다

「꽤 괜찮은 해피엔딩」을 읽고

「지선아, 사랑해」를 읽은 것이 대학교 시절이었다. 너무 충격적이고 아픈 내용이지만 그럼에도 꿈꿀 수 있고, 희망을 가지는 저자를 보며 느끼는 점도 많았고 두고두고 생각하고 되새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이지선 님은 교수라는 직함을 달게 되었고, 이렇게 세 번째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분 책은 감동, 성찰할 것을 많이 주는데 특히 담담하게 사고나 자신의 상태를 설명해 나갈 때 깊은 울림을 준다. 그러면서도 놓치지 않고 위트 있게 상황을 이야기하는 작가를 보노라면 내면의 깊이가 어쩌면 이렇게 깊은지 놀랍고 대단해 보인다.

그리고 이 분 역시 글쓰기를 통해 고요한 순간, 그 평온한 나라를 경험했다고 하니 글쓰기의 효용이 우선 작가 자신에게 이로운 일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책의 구석구석에 무너지지 않는 공고한 편견에 맞서서 작은 목소리라도 주저하지 않고 내면서 강인한 면모 또한 느껴졌다.


가진 게 없는데 웃는 사람들, 몸이 불편한 데 가족에게 사랑받는 사람들, 부모가 없는데 기죽지 않는 아이들,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두 가지 모습이 공존하는 인생을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볼 기회가 늘면 좋겠다. 불편과 행복이 공존하는 모습이 부자연스러운 게 아니라 그런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깨닫고 대중매체로 만들어진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례를 접하며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기를.

책 속  <그들에겐 너무 부자인 나> 중에서


아무 말하지 않고 그냥 거기 있어주기. 듣기만 하는 것이 무슨 상담이 될까 싶었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놀라웠다. 사실 누군가가 고민이나 걱정을 털어놓을 때 아무 말하지 않고 가만히 듣기가 쉽지 않다. 뭐라도 돕고 싶은 마음에 머리를 굴려 이러저러한 해결책을 알려주고 싶은 욕구도 억누르기 정말 어렵다. 어디선가 들은 말을 어서 빨리 떠올려 위로해주어야 할 것 같다는 의무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마음을 조심스레 열고 속내를 털어놓는 사람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귀, 그리고 '나는 네 편이야' 하는 눈빛이다.

책 속 <그냥 거기 있어 주기> 중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수용을 받아본 적이 있는지 떠올려 본다. 나를 온전히 이해해 주고 나의 마음과 감정이 오롯이 수용되는 느낌. 그런 느낌과 포용을 받은 적이 언젠지. 나는 과연 그러한 수용과 온전함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려고 노력하려고 했는지 되돌아보며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했다.


이지선 님의 겸손한 마음을 잘 엿볼 수 있는 구절들이 많아 또 마음을 울리고 찔렀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속으로 '오, 노노! 저는 작은 일 하며 살 거예요!'소리친다.

나는 내가 있는 곳, 이곳 땅끝에서 증인이 되기를 기도했다. 이곳에서 세상을 바꾸는 대단한 일을 하고,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한 엄청난 성과를 내지 않아도 괜찮다.

'나도 저분처럼 살아야지! 인생의 마라톤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힘내라고 응원하면서 살아야지.'

자분자분 다정하고 자상하게 인생 선배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인생의 길을 가고 있는 이지선 님의 이야기에 마음을 다해 귀 기울여 본다.


나도 작은 일을 마음 다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주위를 돌아보며 살아야지!

큰 성과보다 작은 기쁨과 감사를 놓치지 말고 살아야지!


잊기 쉽고 안다고 생각하여 잘 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되새기며 책 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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