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질 잎은 여느 식물 잎과 달리 작고 길이도 짧으며 통통하고 잎 자체에 윤이 난다. 바질을 먹어보기만 했지, 직접 키운 것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되었지만 그래도 땅을 뚫고 나온 생명력 넘치는 바질을 보면서 기분이 좋다.
딱 2 포기 살아남은 귀한 바질
바질김치가 요즘 힙하다고 하고, 바질 페스토, 샐러드로 먹는 바질 등 바질을 응용해서 먹을 수 있는 요리가 많이 보인다. 그중에서 오늘은 가장 손쉽게 그냥 바질 잎을 따서 바질을 샐러드처럼 피자 위에 얹어 먹어 보려 한다.
아이들 하교 시간에 맞추어 줄 간식으로 냉동실 한편에 더 이상 화석으로 방치할 수 없는 냉동 피자 하나를 꺼내서 해동시켰다. 치즈가 4종류 올라와 있는 피자인데,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피자에 바질 잎을 김치처럼 척 걸쳐 올려놓으니 그것만으로도 벌써 모양새가 그럴듯하다.
냉동피자에 바질만 올렸을 뿐인데아이들은 이게 뭐냐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앉았는데, 원래라면 벌써 자신들은 바질 같은 건 안 먹을 거라며 손사래를 치겠지만 이건 얘기가 다르다.
우리 밭에서 나온 귀하디 귀한 바질이니 눈이 반짝인다.
한 조각씩 배분그러나 생바질을 우아하게 즐기기는 어린이들에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이내 윽, 하는 소리와 함께 후추 맛이 난다. 이걸 무슨 맛으로 먹는 거냐 투정이다. 그래도 사진을 남기고 우적우적 먹었다.
텃밭 농사도 처음인데, 바질까지 키워 보고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가 있는지. 따 먹고 잘라먹는 재미가, 무럭무럭 우리 아이들만 크는 줄 알았더니 식물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는 재미에 날마다 감사다.
뙤약볕에 목덜미가 뜨거워져도 모기에게 뜯겨도 텃밭을 돌보고 잡초를 뽑는 초보 농사꾼 남편에게도 사랑이 샘솟는 걸 보니 텃밭은 보물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