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분 같이 자라나는 텃밭

by 므니

장마가 연일 계속되며 습하고 습한 날이 이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잠깐 나는 해는 너무 반갑지만 습하고 더운 기후에 어질어질하다. 텃밭의 식물들이 말라죽을까 봐 하루 한 번 듬뿍 물을 주지만, 장마철인 요즘은 비가 자주 내리니 물을 주지 않아도 식물들을 키우는 데 문제가 없다. 또한 신기하게도 비가 장대비처럼 한 번 퍼붓고 나면 식물들의 키가 한 뼘씩 쑤욱 자라나 있어 물을 충분히 줘야 하나 싶은 맘이 들기도 하다.



우리 텃밭에서 살고 옹기종기 살고 있는 식물은 대파, 쪽파, 상추, 깻잎, 오이, 호박, 가지, 고추, 루꼴라, 바질, , 방울토마토, 부추 이렇게 총 11가지이다. 그중에 우리 집에서 제일 인기 있는 작물은 대파와 상추, 깻잎, 고추이다. 그래서 상차림에 쌈장과 쌈채소와 찍어먹는 고추가 떨어지지 않아 자동 건강식을 실천 중이다.

지금 작물들의 현황은 방울토마토가 마치 포도처럼 주렁주렁 달려 영글어 가고 있고, 고추와 상추는 따먹기가 무섭게 자라나고 있다. 오이도 꽃이 핀 자리 밑에 새끼오이가 주렁주렁 영글어 자라나며 덩굴을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틀을 만들어 줬더니 안정적으로 자라고 있다. 실패할 줄 알았던 다이소산 바질도 많은 씨앗 중에 두 포기는 살아남아 생명력을 뽐내고 있고, 상추는 아예 나무가 되었다. 야심 차게 재배한 루꼴라는 벌레들과 사이좋게 나눠먹어 뼈대만 남아서 다 베어버리고 새로운 싹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대파와 대파 뒷편에 깻잎, 상추, 쪽파

대파는 수시로 잘라서 먹는데도 10 뿌리 이상 심겨있다 보니 우리 가족의 식탁 수급에 문제가 없다. 그런데 아직은 흰 부분이 많이 없어 대파의 흰 부분을 많이 필요하면 적어도 5개는 잘라서 요리에 사용해야 한다.

아, 방울토마토는 새와 사이좋게 나눠 먹기도 한다. 빨갛게 잘 익은 두 개를 아이들 하교하면 줘야지 하고 남겨 두는데 고 사이에 새들이 쪼아 먹고 가버려 낭패를 본 적도 있다.

밭에서 바로 뽑아 샤워한 대파들



아이들도 학교 가기 전, 학교 다녀와서, 학원 가기 전, 학원을 다녀오며 열심히 우리 밭 식물들을 보며 생명의 경이감을 느끼고 있다.

이 모든 게 땅이라는 곳에서, 밭이라는 곳에서 거저 얻어지고 거저먹는 것 같아서 신기하고 고맙다. 시키지 않아도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하며 무럭무럭 자라나고 결실을 맺는 식물들이 그저 기특하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 주어진 자신의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하고 열심히 보내는 삶. 뜨거운 태양과 퍼붓는 비 속에서도 마다하지 않는 끈질긴 생명력을 보며 배우고 그들이 자라나듯이 나도 아이들도 자라고 있다.

텃밭에서 수확한 꽃상추, 청상추, 방울토마토 사랑스럽고 예쁘다


아마 뜨거운 여름이 끝나갈 때쯤이면 더 많은 결실을 보는 텃밭과 우리가 되어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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