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너무나 덥고 습해서, 또 모기가 많아서 쉽사리 하기가 힘든 앞마당 캠핑이지만 아니, 캠핑을 흉내 낸 앞마당 고기 구워 먹기이지만 크게 더워지기 전 6월의 어느 날에 집 앞에서 돌담과 노을을 배경으로 고기를 구워 먹었다.
제주에서 먹는 고기는 언제나 맛있지만, 멀리 보이는 바다와 노을을 보며 먹는 고기는 더욱 꿀맛이었다. 이렇게 가족 간의 추억이 차곡차곡 쌓여가나 하는 마음과 함께 말이다.
앞마당 캠핑은 단출하다. 4인 가족의 수에 맞게 의자를 4개 펴고, 테이블을 편 다음, 모자란 테이블은 귤 수확 때 쓰는 10kg 컨테이너인 노란 상자를 뒤집어엎어 만든다.
그리고 집 부엌에서 바로 공수해 오는 김치와 고기 마늘 버섯 등등. 멀티탭으로 전기도 끌어와 인덕션도 설치한다. 캠핑용 식기는 따로 없다. 모두 다 집에서 쓰는 프라이팬, 그릇, 숟가락, 젓가락을 가져와 먹을 준비를 한다. 프라이팬에 고기를 올려 지글지글 굽는 동안 밥을 나르고 한쪽에는 버섯과 마늘을 굽는다.
아, 텃밭에서 기른 상추와 깻잎, 고추도 빠질 수 없다. 그러면 아기 새처럼 먹이를 가져다주기 기다리는 아이들 앞에 잘 익은 고기와 김치를 올려 둔다. 그럼 아이들은 상추와 깻잎을 겹쳐 고기와 밥, 김치, 쌈장을 척 척 올려 한 쌈 야무지게 싸 먹는다. 고기 한 점에 아이들을 보고, 고기 한 점에 노을을 본다. 이럴 때는 천국이 따로 없고, 사는 게 별거 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무릎에 맞는 트레이에다 상추와 쌈장 세팅까지. 우리만의 완벽한 세팅제주에 와서는 친구도 지인도 없이 그저 우리 가족만 보고 사는 삶이었다. 간혹 아이들 친구와 친구 엄마들을 만나곤 하지만 어쩌다 한 번씩일 뿐, 단출하게 4 식구만 바라보고 산다. 인간관계가 너무 좁아져 환기시킬 구멍이 조금 있으면 했지만 나만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아이들도 우리 4 식구밖에 없을 테니, 남편도 그러할 테니 나만 답답하다 여기지 말고 우리 가족을 바라보며 꽉 찬 듯 그렇게 산다. 큰 이벤트 없이 매일 보는 풍경도 질릴 법 하지만 그래도 매일 한 뼘씩 자라나는 텃밭 식물들을 보고, 아이들 얼굴을 보며 하루도 무탈하게 지나가는 것에 감사하며 산다. 매일이 똑같고 변화되는 게 없이 느껴지지만 아이들은 자라고 있고 매일이 쌓여 결국에는 변화됨을 느낀다.
앞마당 캠핑도 이름은 그럴 듯 하지만, 더운 여름이 오기 전 그냥 집 앞에서 고기를 구워 먹은 것이 전부다. 지나가는 동네 분들이 뭐 먹냐고 알은체도 해주시고, 우리 애들 예쁘다고 용돈도 쥐어주시는, 매일 반복되는 삶 속에 묻혀 있지만 반짝거리는 보석 같은 일상이다.
밥 먹다가 집 뒷편으로 보이는 노을이 예쁘다보석 같이 반짝이는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기록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커 가는 순간을, 기쁨을 놓치지 말고 지금 여기에서 더 잘 누려야지, 감사해야지 하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