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텃밭

by 므니

날마다 텃밭을 관찰하고 어떤지 살피는 우리 가족들은 모두 매의 눈을 장착하고 있다.


부추를 베어낸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한 뼘 이상 자랐더라.

장미화분이 계속 꽃을 피워 내 장미가 5송이 이상 되었더라.

가지가 이제 하나는 잘 자라서 얼른 따야겠더라.

호박에 아기주먹만 한 호박이 열려서 예쁘더라.

방울토마토는 익은 게 제법 되더라.

고추는 이미 주렁주렁 이더라.


오며 가며 부지런히 살피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 새로울 것이 없는 뉴스인데, 남편은 나에게, 아이들도 나에게, 나는 남편에게, 아이들도 아빠에게 서로 돌고 돌며 소식을 전한다.

서로 이것 보았느냐 고 비둘기처럼 새 소식을 물어다 준다.

이미 알고 있어도 하굣길에 재잘재잘 떠들며 이야기해 주는 아이들의 말소리가 귀엽고 그것을 화젯거리 삼아 얘기하는 것이 예쁘다.


그렇다면 비가 많이 오고 난 뒤의 모처럼만의 쾌청한 오늘의 텃밭은 고추가 많이 열렸고, 가지 한 개는 수확해야겠으며, 방울토마토도 수확할 방울이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 그리고 저녁메뉴로 호박잎 쌈을 주문하신 고객님이 계셔서 호박잎을 좀 따야 된다는 것이다. 아, 여리 여리 청상추도 빼놓을 수 없지.


그래서 여름엔 모기밭이기도 한 텃밭에서 남편이 한가득 수확해서 가지고 왔다.(텃밭은 그의 담당으로 암묵적으로 정해졌다.)

갓 수확해서 온 텃밭 채소들. 반질반질하고 예쁘다.

이로써 오늘 저녁 메뉴는 정해졌다. 음, 쌈 거리로 상추와 호박잎이 있으니 강된장을 만들어 쌈 싸 먹고, 고추를 쌈장에 푹 찍어 먹으며 방울토마토를 후식으로 먹으면 되겠구나. 아차차, 가지는 다음 기회로 남겨두자. 한 개로 요리하기엔 부족하니 말이다.


상에 오르는 모든 채소를 검열하며

" 이거, 우리 밭 거예요?"를 물으며 맞다고 하면 더 잘 먹는 우리 집 두 아이를 보며 텃밭이 몸만이 아니라 마음도 살찌우는 보물밭인 것 같아 기쁘고 기특하다.




이전 11화앞마당 캠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