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이 바뀐 순간

'적당히'가 아닌 '열심히'

by 남연

첫 수업이 시작됐고, 나는 수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속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강사님이 정해주신 분량을 모두 끝내지는 못했지만

한 달 내내 프로그램을 복습하고, 혼자 작업물을 만들어보는 과정을 거치고 나니 프로그램이 손에 익었는지 진도를 따라가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예전처럼 다른 학생들보다 뒤처진다는 느낌도 거의 들지 않았다.


자신감이 붙자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질문했고,

그날 배운 내용은 수업이 끝난 뒤 바로 정리해 두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흘러 금요일 수업이 끝난 뒤,

강사님이 나를 따로 부르셨다.


한 달 동안 만든 내 작업물들을 하나하나 보시더니

딱 한마디를 해주셨다.

“진짜 다 해 올 거라는 기대는 없었는데, 고생했어요.”


그 한마디는 어떤 칭찬보다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고, 그 어떤 말보다도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더 열심히 해서 꼭 증명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날 이후 나는 오전에는 학원에 가고, 오후에는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에서는 그날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수업 시간에 만든 작업물을 응용해 나만의 작업물을 만드는 나만의 루틴이 생겼다.


주말에는 각종 자격증 공부를 했다.

미대 출신이 아닌 내가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도 중요했지만, 그 외의 자격증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 달에서 길게는 두 달에 한 번씩 자격증 시험을 봤고, 다행히 모두 한 번에 합격할 수 있었다.


이렇게 지내다 보니 나는 어느새 반에서 제법 잘하는 학생이 되었고,

강사님이 신경 써주는 학생 1이 되어 있었다.


질문을 하면 정말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고, 수업 시간 외에 만든 작업물을 가져가면 수업이 끝난 뒤에도

따로 시간을 내 봐주시기도 했다.


수업 시간은 더 이상 두렵지 않았고,

다룰 수 있는 툴이 늘어날수록 내 작업물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그렇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적당히 꾸준히’가 아닌,

정말 내가 원해서 열심히 하는 무언가를 가지게 되었다.


처음 3D 디자인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 2D보다 훨씬 복잡했고, 모든 면을 직접 설계해야 해서 마냥 어렵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익숙해지고, 혼자 작업물을 만들기 시작하자 3D는 오히려 미적 재능이 없는 나도, 노력만으로 어느 정도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렇게 1년 정도의 시간 동안 2D와 3D 수업을 모두 들은 나는,

이제 본격적인 취업을 위해 포트폴리오 제작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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