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이 너였음을
아무것도 없는
척박하고 마른땅에서도 서로 의지하고 꼭 붙어
기어이 희망을 피워낸 '우리'라는 운명.
가장 낮게, 가장 조심스럽게,
하지만 가장 굳센 모습으로
추위도, 바람도, 척박함도 이겨낸, 이겨낼,
우리.
희망을 품고 있어 너의 노랑이
그토록 선명하게 빛나는구나.
예닐곱 번째 오르고서야 깨닫는다.
지금 오르는 길
우리에게 주어진 길이 오르막이라
숨차고, 힘들고, 버겁지만
지금의 오르막길은 그 언젠가의 내리막으로
우리를 다정하게 위로할 것임을.
절벽 사이사이를 이 연약하고 작은 줄기가
기어코 끝내 버티고 뻗어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낸다.
누구도 보지 않는, 볼 수 없는
그늘지고 구석진 곳까지
머뭇거림 없이 들아와 버리는
따뜻하고 섬세한 손길
서로의 가장 어둡고 두려운 세상을
알아봐 주고, 조용히 함께 버텨내고 있는
그 어떤 비바람에도 사라지지 않는
끈기 있는 덩굴로
그렇게 우리 서로를 잡아주는 손으로,
얽히고, 붙잡아
끝끝내 함께이길.
바위틈에 누구 하나 허락지 않아도
기어이 자리를 잡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야 마는
그렇게 속절없는 마음. 사랑
햇살이 쬐는 오직 한 방향을 향해
오로지 너라는 존재만을 향해
절로
쏠리고 기우는 어쩔 수 없는 마음
너니까 특별하고, 너만을 바라보고,
너만을 가슴에 품고, 너만을 마음에 담는 것
모든 사랑은 결국, 그러니까 편. 애.
간절함 위에 간절함을 얹고
그리움 위에 그리움이 더해지고
애틋함과 은애로운 마음이 쌓여간다.
사랑은 그렇게 조심스러운 떨림으로
서로의 기억과 감정과 추억과 눈물이
켜켜이 쌓여
작은 돌탑으로 시작하지만
언젠가 어마어마한 지층이 되어
서로의 가슴에 지긋이 눌리고, 쌓이고야 마는 것
행여 우리의 시대가 끝날지라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것
너의 가슴에 나의 기억에
속절없는 화석이 되어버리는 것
이 해가 지면 또 밤이 되듯
고마움은 서글픔이 되기도 하고
그리움은 서운함이 되기도 하고
애틋함은 사무침이 되기도 한다
너를 위한 웃음이 무색하게 눈물이 나기도 하고
우릴 위한 기도가 무색하게 한숨이 나기도 하겠지
해가 지면 밤이 오는 틀림없는 사실.
하지만 그 뒤, 밤의 끝은 다시 해가 뜬다는 것
이 또한 틀림없는 사실
그러니
부디 소망을 놓지 말길
부디 잡은 손을 놓지 말길
어둠 속에
난 너의 빛, 너의 행복
넌 나의 꿈, 나의 내일
그날을 기다리며
너의 까만 밤 달빛 별빛이 되어
여기서 기다릴게
언젠가 우리 함께
" 누군가를 찾아내는 기술,
무해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뜨겁게, 그러나 조심스럽게
당신이 어디에 있든, 우리는 도착할 것이다
정확히, 가장 원했던 방식으로"
(적적 작가님께 허락을 받고 인용, 한 줄은 제가 더해봤어요^^*)
2025.4월 인왕산에서
올해 제 목표 중 하나는 매월 인왕산에 올라 인왕산의 열두달을 눈에, 마음에 담아보는 것이예요
등린이라 아직 대단한 산에 도전하고 있지 않지만 매번 혼자 오르고 내리며
여러가지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고 오는 시간이 좋고,
헐떡이며 올랐던 그 길이 조금씩 익숙해지고 평온하게 느껴지는 것도 좋아요.
그 날 느꼈던 마음을 나눠봅니다 ^^
새로 연재를 시작한 이 이야기는 일상을 사는 순간순간에 느낀 감정을 사진으로 글로 남겨보려고 해요.
읽기에 무겁지 않지만, 마음엔 가볍지 않게,
여러분과 함께 나눠보려고 합니다. 함께 공감해주시면 힘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