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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트리 Oct 11. 2024

라면의 끓는점

사랑도 끓는점을 잘 맞춰야 한다. 

두 사람이 만나 같은 타이밍에 같은 마음의 크기로, 같은 속도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적인지 보통은 잘 모른다. 


하지만 정작 사랑하는 이와의 마음의 크기가 달라 기울기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속도가 달라지게 되면 

이 타이밍이 사랑의 완성에 있어 우리에게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 알게 된다. 


라면을 맛있게 먹고 싶어 물을 끓인다. 

적당히 끓고 있는 물에 라면을 넣고, 적당한 시간을 보글보글 끓여낸 라면의 맛.

물의 온도가 딱 그만큼은 뜨거워야 하는데 

식어버린 냄비에 뒤늦게 부랴부랴 면을 넣으면 절대 그때 그 기가 막힌 맛을 다시 맛볼 수가 없다. 


가끔 우린 뒤늦게 후회하곤 한다. 

보글보글 맛있는 라면을 끓일 온도로 마음의 준비된 상대의 마음을 그땐 정작 모르다가

상대의 마음이 한참이나 식어버린 나중에야 뒤늦게 라면을 끓이려 달려드는 후회의 순간들 

의욕이 아무리 앞서도 이미 식어버린 물로는 라면을 끓일 수가 없다. 


보글보글 맛있는 냄새와 그 자극적이고도 감칠맛 나는 맛

아무리 그리워도, 기억해도 혼자서 완성시킬 수 없는 것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온도.

우린 그걸 놓치고 나서야 후회한다. 


그렇기에 흔하게 먹는 라면일지라도 알고 보면 절묘한 타이밍과 조화가 만들어 낸 맛이라는 거. 

지금 사랑하고 있다면, 서로의 마음의 온도와 타이밍을 잘 맞춰가고 있는 지금이 얼마나 달콤한 맛인지.

한 번쯤은 기억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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