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는 걷힌다.
ft 반드시 안개는 걷힌다.
매일매일의 아침저녁 하늘이 다른 요즘
오늘은 아침에 일어났더니 온 세상이 안개로 가득 차서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영화 속인지, 꿈 속인지, 그런 장면
이런 날,
괜히 기분이 센치해지고, 뭔가 뭉클해지잖아?
나는 F가 맞는 것 같아.
도로에 안개 자욱한 것만 봐도 슬퍼지니 ㅎㅎㅎㅎ
처음엔 이렇게 안개가 가득 한 날이면
운전대를 붙잡은 양쪽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어차피 보이지도 않는데, 내 얼굴은 앞으로 앞으로 자꾸만 기울고,
앞 차가 보이지 않을까, 행여나 뒷 차가 나를 못 볼까 전전긍긍 살금살금 기어 다녔다. ㅎㅎ
한마디로 쫄, 았, 지,
그런데, 매일매일 지나는 길이다 보니.
한 번 두 번 경험이 쌓이니, 경험치가 쌓이고 일상의 루틴이 되어
이제는 그 막막함과 두려움이 처음 같지 않다.
모르는 길은 아니잖아? 조금 천. 천. 히 가면 되지. 하고
앞차가 켜준 비상등 깜빡이에 고마워하며 속도를 줄인다.
그러고 가다 보면 조금 희미할 뿐
어제 그 시간 어김없이 그 자리에 해는 떠 있고,
어느새 안개 걷히고, 언제 그랬냐는 듯,
늘 가던 길 달리고 있는 내가 있다.
우리의 삶도 그러한 것 같다.
가끔 살다 보면 삶이, 또는 마음이 이럴 때가 있지 않은가,
뭔가 앞을 향해 가야 하는데,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것 같은 막막한 기분,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이렇게 가다 보면 끝은 오는지,
이 희미하고 자욱한 안개는 걷히고 맑아지는 날이 오긴 하는지,
열심히 해도 제자리인 것 같고,
애를 써도 알아주는 이 없는 것 같고,
쏟아부었지만 부질없는 것 같던 그런 날
특히 노력해도 내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마음의 간격이 좁혀지지 않아
답답하고, 막막한
기분 탓인지,
날씨 탓인지,
아니면 그렁그렁 꾹 참고 있는 눈물 탓인지
시야도 흐리고, 마음도 축축하고 스산한 그런 날
그런데 그런 날도
결국 우리가 지켜내야 하는
엄마(아빠)로서, 딸로서, 가장으로서, 매일의 일상을
그. 저. 묵. 묵. 히. 해내다 보면
아픔에도 맷집이 생기고, 슬픔에도 면역이 생겨서
이런 날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곧 지나간다는 걸,
잠시 스쳐가는 시간이라는 걸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깨닫는 날이 오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우리의 소중한 일상에
책임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고, 애정을 다해
미루지 않고, 핑계 대지 않고 살아내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다.
덧) 안갯속을 지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친구에게 전해주고 싶은 노래
슬픔도 지나고 나면 - 이문세
https://youtu.be/hsbZa7VvhiE?si=dvj_PdBW5Yrvq3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