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적응하기까지의 기록-
손을 덜덜 떨어대니 무언가를 하기가 겁났다. 그렇지만 그렇게 겁이 나는 만큼 더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왜냐하면, 이건 내가 극복해야 할 일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겁난다고 피하면 계속 익숙해지기까지 시간만 늦춰질 뿐이다. 매도 빨리 맞자는 심정으로 두근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말했다.
"제가 해볼게요."
물론 모든 일에 그런 건 아니다. 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데 막상 해보기는 두려울 때는 해보는 것을 선택했고, 일 자체가 아예 헷갈리거나 이해가 안 될 때는 사수에게 부탁했다. 여긴 직장이고 최소한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피해를 아예 안 준 건 아니다. 내 딴엔 순서에 맞게 했는데 막혀서 중간에 사수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도 있다. 그래도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환자들이 화를 내거나 기분 나빠하지는 않았다. 그 또한 너무 감사한 일이다.
그렇게 한번 해보고 두 번 해보고 세 번 해보니 손을 떠는 일이 확실히 잦아들었다.
산 너머 산이라고 또 하나의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기억력이었다. 출산 후 급 떨어진 기억력! 분명 들을 때는 이해가 되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리송했다.
그래서 둘째 날부터 수첩을 준비했다. 한 가지 새로운 진료를 보고 나면 원장님의 진료 스타일과 내가 해야 할 일을 쭈욱 기록했다. 그리고 매일 아침 출근 전 전체를 쭉 한번 훑어보고, 출근 후 환자들 명단을 보고 그날 하는 진료 케이스만 다시 한번 더 살펴보았다.
"딸아. 요즘 우리 집에서 엄마가 공부를 제일 열심히 하는 것 같아."
딸에게 이렇게 농담을 던질만큼, 열심히 외우고 익혔다.
그러니 확실히 실수가 줄었다. 사수도 내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니 실수를 반복해도 뭐라고 하기보단 도와주려고 애를 썼다.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차곡차곡 방법을 익혀갔다.
"그렇지. 오케이. 아주 좋아요."
원장님께 폭풍 칭찬도 들었다. 임플란트 수술 어시스트를 하고 있었는데 원장님 시야가 잘 보이도록 미리 리트랙션을 해 시야확보를 했다. 그 점이 몹시 마음에 들었는지 원장님께서 매우 흡족해하셨다.
조금씩 더 나은 치과위생사가 되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실력을 쌓아가며 직장에 대한 걱정보다 만족도가 높아졌다. 이대로 잘 적응하면 될 것 같아 한시름 놓아도 된다고 생각할 무렵이었다.
예상치 못한 문제는 집에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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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할 수는 있는데 아직은 조금 무서운 일이 있다면
오늘은 마음속으로라도 이렇게 말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제가 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