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적응하기까지의 기록-
환자가 없는 시간이었다. 의자에 앉아 휴대폰을 내려다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카톡 알림이 울렸다.
[잊지마. 너에겐 내가 있다구~~]
친구가 보낸 메세지에 잠깐 숨을 골랐다. 순간 목이 메어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메시지와 함께 인기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의 커피와 디저트 기프티콘이었다. 위생사실에 앉아 그 화면을 한참 바라보았다. 13년 만에 다시 취업한 내 하루를 이 친구는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생각을 하다 보니 며칠 전 있었던 일도 떠올랐다. 그 생각을 하다 보니 며칠 전 있었던 일도 떠올랐다. 다른 친구는 가족끼리 취업 축하 파티를 하라며 요즘 핫한 딸기 초코케이크 쿠폰을 보내왔다. 멀리 있지만, 마음만은 옆에서 늘 응원한다는 그 친구의 메시지도 머리를 스쳤다.
‘그래. 힘내자! 어차피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잖아?’
다시 X-RAY 실로 들어가 촬영 기계를 만져보며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다. 여전히 완벽하게 감을 잡지 못했지만, 그래도 반복하다 보면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생겼다.
혹시 실수하더라도 도움을 줄 사람들이 있다는 걸 떠올렸다.
“쌤! 환자분 치석 제거 좀 해주세요.”
한참 생각에 젖어있는데 실습생이 나를 불렀다. 잠깐 사이에 스케일링 환자분이 오신 모양이었다. 나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씩씩하게 대답했다.
“네. 갈게요!”
조금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환자에게 향했다. 스툴에 앉아 양손에 라텍스 장갑을 끼고 스케일러와 미러를 들었다. 어쩐지 비장한 마음이 들었다.
“물이 조금 나올 거고요. 살짝 진동이 있을 거예요. 불편하시면 왼손 들어주세요.”
어느새 익숙한 포즈로 앉아 스케일링을 시작했다. 몇 주 전만 해도 덜덜 떨렸던 손이 오늘은 생각보다 차분했다.
아마 곧 치근단 촬영도 그럴 날이 올 것이다. 시간이 조금 늦어질 뿐, 언젠가는 능숙해질 것이다. 미러를 들고, 스케일러를 옮기고, 다시 미러를 고쳐 잡는 동작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여느 때처럼 입안 구석구석 쌓은 묵은 치석을 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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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이 이 연재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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