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xpected Adventure in USA. Ep.01
인생의 많은 순간이 그렇듯, 운명은 때로 우리를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이끈다.
2022년 9월 나다의 미국 여행이 그랬다.
그녀는 아주 오랜 시간 미국 여행을 고대해 왔고 꿈꿔왔다.
그녀에게 미국은 미지의 세계이자 새로운 기회, 특히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게 만드는 땅과 같았다.
날 때부터 '모험가'이길 자처한 그녀에게 언젠가 풀어야 할 숙제 같은 곳이기도 했다.
누군가 왜 이 여행을 떠나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언젠가는 꼭 미국으로 떠나야 할 것 같아서,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을 이 여행의 시작점으로 삼고 싶다고."
그게 그녀가 할 수 있는 대답의 전부였다.
하지만 여행이 다가올수록 온 우주가 나다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절대, 절대 이번 여행을 시작하지 말라고."
이례없이 치솟는 물가. 환율은 수십 년 만의 천장을 뚫고 있었고
나다를 초대한 동생네 부부는 그녀의 출국 이틀 전,
사실은 이혼 절차를 밟고 있으나 여전히 동거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나다의 첫 뉴욕 친구이자 한때 그녀가 무척 치열하게 짝사랑했던 뉴요커는 출국 일주일 전 어떤 이유로 나다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차단했다.
사실 그는 맨 처음 나다에게 미국에 대한 호기심의 씨앗을 뿌린 장본인이기도 했다.
애초 나다의 여행은 두 달이 소요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런 연유들로 나다는 여행의 어느 한 부분조차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어려웠다.
여행이 코앞으로 다가올 때까지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특별한 경험을 원했던 나다는 흔한 기내식조차 거부했다.
사실 출국 직전이 되자 오히려 자포자기의 마음이 들었다.
아무리 무언가를 준비하려 해도 상황이 그녀의 뜻대로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기에 많은 부분을 운명에 맡겨보기로 했다.
그녀가 치러야 할 대가가 무엇인지
왜 그토록 온 우주가 그녀에게 이 여행과 관련해 부정적인 신호들을 보내고 있는지 직접 알아보기로 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모험가'가 갖춰야 할 자세라고 다짐하면서.
그녀가 신청한 특별기내식은 최악에 가까웠다.
이코노미 구역에 앉은 모든 승객들은 아마도 그녀가 '저지방식'을 사전 주문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아직 불이 켜지지 않은 캄캄한 기내에서 승무원은 낮은 자세로 다가와 나다에게 말을 건넸다.
최선을 다한 나지막한 목소리였지만, 쥐 죽은 듯 조용한 기내는 그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사전에 주문하신 ‘저지방식’ 맞으실까요?”
승객들이 하나둘 자리를 정돈했다.
마치 이코노미 구역에 앉은 모든 승객들이
“지금부터 기내식을 서빙합니다 “라는 신호를 받은 듯 깨어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