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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작 Nov 26. 2021

보드 게임하면서 느낀 점

그냥 하지 마라


그 사람을 만나면 포니테일 머리가 눈에 띄다. 까만 결에 흐르는 윤기는 관리를 참 잘하는 남자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옷까지 올 all블랙으로 맞춰 입고 나와서인지  더 세련돼보였다. 주변 공기가 정렬되는 느낌마저 들었다. 사람들 간에  눈에 보이지 않는 흐르는 것들, 즉 사람들의 생각과 거기서 비롯  비언어적 행동들을 정돈하는 직업 치고 빠른 시간 내 상대를 동조시킴직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저는 사람들의 생과들을 캐내는 사람입니다. 개별의 합을 그러모아 사회를 앍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 자신을 '마인드 마이너'라 소개하곤 합니다.

지금까지  바이브 컴퍼니 송길영 님(다음 컴퍼니 부사장)명하였다. 인생 안에서 사회를 풀어내는 눈을 키우는 데는 데이터를 뒷받침으로 하는 감각이 꼭 필요하겠다는 관점을 알게 해 준 그이다. 나는 평소 비생산적 시각 갈취용 영상물을 싫어한다. 그래서  찬바람이 불 것처럼 느껴지는 외모지만  쫄깃한 입담을 지닌  송길영이라는 플랫폼에 요즘 머무르고 있다. 그의 마인드는 어찌 보면 고민에  따라붙는 번뜩이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여지를 충분히 제공해주는 월척일 수 있다.


처음 만났을 때 음... 독특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라고 관심을 일시적으로 갖게 되었는데 직접 만나온 것처럼 그의 목소리가 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 이유는 뭘까?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난 몰입을 좋아한다. 몰입이 되면 기쁨의 도파민이 눈과 손끝으로 모이는 것 같다. 의욕 행복 기억을 증진시킨다. 몰입이라는 물고기를 잡을 수는 없지만 내 나름의 잡는 방법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내 아이들의 육아 비책을 '골똘히 몰입하기'라고 딱 잘라 말할 수도 있다. 그 안에 주된 도구는 보드게임이 다.


책꽂이를 정리하다 더 이상 어느 녀석도 소유하려 하지 않는 '인생게임' 상자를 발견했다. 그 안에는 긴 여정에 따라 두 갈래의 길 중 한쪽을 선택하는 방식의 큰 그림판이 들어 있다.


처음 주사위 두 개를 던져 대학 생활과 직장 중에서 하나를 고르며 게임이 시작되는데, 현실처럼 월급을 받거나 학비를 내야 한다. 칸칸이 학위와 직업에 맞게 세 내거나 환급을 받는 부분도 있다. 또 소송 차용 투자라는 생활경제를 깊이 파고드는 리얼리티 게임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는 교육이 되겠다. 돈이라는 도구의  다양한 역할을 알게 된다. 어른이 되어야만 할 수 있는 것들과 겪어보지 못한 일을 해봄으로 인해, 포개져있던 아이의 생각이 펼쳐지는 듯하다. 풀빌라에서 살고 싶다든지, 결혼은 몇 살 때 할 건지, 유학을 가서 어떤 공부를 하겠다든지! 초등학생 아이들의 아무말 대잔치 같지만 살짝 열린 아이 속마음을 보는 것이 흥미진진하다.


꿈은 미래의 씨앗이 된다. 아니 된다고 믿는다. 다가오지 않은 시간을 성큼 건너 저 너머 상상 속의 자신을 떠올려보자. 무척 진지하다. 골똘히 생각에 잠겨 아이 픽션 우리 어른들의 논픽션 버무려진다. 가르치려 드는 보통의 어른이라 그런 것 같다.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닌데 꼭 짚어가며 알려준다. 내가 나를 돌아보니 그렇다. 아.. 이제야 왜 엄마의 걱정과 잔소리를 애들이 흘려듣는지 알 것 같다. 나 같아도 고개를 절래 흔들 것 같다. 게임에도... 사는데도... 큰 도움은 안될 테니 말이다. 다행이다. 비록 게임이지만 아이의 빈말 속에서 희망을 건지며 웃음을 띤다.


게임 분위기에 빠져든 우리 부부는 적어도 지금까지 겪어온 것들과는 반대의 선택을 하곤 다. 어차피 한쪽을 택해야 하는 일상에서 다 살아볼 수 없으니 말이다. 한번 겪어봤으니 가지 않은 길이 궁금하기도 하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현행화하라! 송길영 님 책의  근간이다.


사람  한살이! 놀이판에 압축된 인생사의 긴박감은 주사위 두 개로 판가름 다. 게임 특성상 취업 축하금 결혼 축하금 출산축하금 등도 받을 수 있다. 반면에 교통 속도위반 범칙금도 있고 집과 차를 팔고 사는 우리의 다반사가 들어 있다.  순간순간이 몰입과 무방비의 연속이다.


겪어보지 않았고 앞으로 다가올 은퇴라는 칸에 머물렀을 땐  내 품 앞에 정리된 여섯 가지 색깔의 지폐를 살폈다. 게임이 끝날 때가 되어가는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노란색 100만 원, 하늘색 50만 원, 흰색 5만 원이 얼마나 모였는지 헤아다. 집중다. 게임할 때와는 다른 몰입이다.


 은퇴 칸에 다다르면 몇 가지 지시에 따라야 하는데, 모든 빚을 이자와 함께 은행에 갚아야 하는 게 일 순위다. 직업카드와 월급 인상 카드도 처분하고 집을 카드에 적힌 대로 팔아야 한다. 자녀 수대로 한 명당 10만 원을 은행에서 은퇴 선물로 주기도 한다. 일에서 말고 부모라는 역할에서는 은퇴란 도저히 없다. 나의 부모님에게 진 빚을 다 갚을 수도 없다. 갚을 수 있는 거라고는 시간 내서 찾아뵙는 것 정도의 마음씀이다.  행복. 기억을 정진시키고 내적 휴식의 선물 대신할 수 있다.


삶에 몰입과 무방비가 파동 치듯, 한번 던지고 난 주사위에 따라서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나를 알아주는 진정한 지기는 자신이다. 찾아야 할 꿈 때문에 무심했던 길을 되돌아보자. 작은 게임판을 통해 몰입을 배웠다. 어떤 선택이든 결과가 따르며 방향이 달라진다. 선택에 있어 "그냥 하지 마라"!! 송길영 님의 메시지다.


방향이 맞다면 속도가 더 당겨지거나 늦춰지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움직이면 됩니다.


오늘도 인생 게임의 한 칸이다. 물고기를 잡아다 주는 어른이었나 아니면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쳤는가. 나에게 오늘의 물고기는 시간이었다. 쓰다 보면 모자라고, 쓰기 위해 아껴야 하는 것을 퇴근시간알아차렸다. 하루의 게임이 끝나가는 것을 바라보며, 품지 못한 것들은 버렸다. 대신... 품을 수 있는 추상적 것들을  헤아려볼까. 내일 또 새로  주사위를 던지며 한 해의 마지막 물고기를 잡으러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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