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마주쳤다.
목례지만 좋았다.
무리 속 그가 빛이 났다.
책을 떨어뜨렸다.
눈이 마주쳤다.
서로 설레었다.
도서관에 갔다.
그가 건넨 편지지에 몇 자 적어 건넸다.
커피를 들고 둘은 나갔다.
학군단을 지나 테니스장을 지나
돌계단 모퉁이에 다다랐다.
우리 자리라 불렀다.
구름 아래 어색한 둘만의 자리.
발걸음의 모호함.
역시 모호함은...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
그 순간 날씨는...
마음 안에 머물렀다.
어떤 날.
그때의 향기가 내 안에서 올라왔다.
아마도 그때부터
우린 시를 써나간 것 같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