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 카잔차키스 19

by 빛작

이름.

나는 '이름'을 지어주는 순간 '정체성'이 부여된다 여겨 늘 '이름' 짓는 것을 중요히 여겼다. 그런데 그는.'이름은 영혼을 가두고, 한 어휘 속에 맞게끔 조이며, 다른 무엇으로도 대치하기 불가능하며 지극히 소중한 모든 요소들은 받아들이면서도 주어진 이름의 범주 바깥 요소들은 버리게끔 강요한다'


영혼의 자서전, 카잔차키스


이름_ 빛작


늙지 않을 거라고 자신한 적 있다

꿈이 있다면 그럴 것만 같았다

우연히 본 에세이 제목이

나는 얼마나 매웠는지 모른다

찔끔 맛본 겨자가 입 속에서 퍼질 때처럼

알싸하니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그리고 내가 밑줄 친

꿈, 나, 늙음이라는 단어는

삶의 나이테의 문턱마다 안도감을 쥐어주었다

한 손에 들려있는 판단을 내려놓고

다른 한 손에서 놓칠뻔한 정체성을 붙들어준 건

단지, 이름 때문이었다


청진기가 맞닿을 때 너로부터 들려온 소리는

나라는 존재에 눈을 뜨게 했고

첫 입술소리로 네가 불러준 이름, 엄마

그때마다 힘듦을 무릅쓸 수 있었다

너의 신비가 마음 안에서 자랄 때

네가 커갈수록 엄마도 크겠다는 꿈을 꾸었다

엄마라는 어휘로 휘두를뻔했지만

먼 꿈이 나를 젊게 가꾸도록 부추겼다

꿈에 다가갈수록 너와의 적정거리가 생겼다

서두르지 않고 내 품에 가두지 않고

세상 밖의 정서로 워가는 꿈을 꾸었다

가고 있으니 늙지 않을 것이다



본 브런치북 '빛나는 문장들'은 인문학 서에서 발췌한 글귀와 저의 짧은 글을 담고 있습니다.

글벗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김미경, 2014

#엄마 #세상 #존재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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