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육체가 마음대로 어느 길이나 따르도록 허락했다.
내가 육체를 이끌지 않고 그것이 나를 인도한다는 사실이 나는 무척 즐거웠다.(중략)
육체는 눈멀고 다듬지 않은 물질이 아니라 빛을 발산하는 풍요한 영혼으로 충일하고,
자유롭게 내버려 두면 그것은 스스로 결정을 내리며,
이성의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올바른 길을 찾는다.
바꾸어 얘기하자면,
영혼은 보이지 않는 공허한 혼령이 아니므로,
나름대로 육체의 확실성과 따스함을 어느 정도 스스로 갖추어서,
마치 세상을 쓰다듬을 손과 입과 콧구멍이 달리기라도 한 듯,
사람들이 육체적인 쾌락이라고 일컫는 기쁨을 맛본다.
인간은 흔히 그의 모든 인간성을 그대로 유지할만한 일관성이 결여되었다.
영혼의 자서전, 카잔차키스
나에게 육체는_ 빛작
나에겐 육체가 만들어지기까지 오래 걸렸다.
작용하는 세상을 이해하려고
학교에서 시간을 보냈고
기대하는 관계를 가져보려고
회사에서 시간을 보냈고
만들어진 시선을 바꿔보려고
여기저기서 경험을 얻어왔지만
움직일 수 있을 만큼 해도 모자랐던지
그저 닿지 않았고 보이지 않았고
마음을 두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육체는 멀리 있지 않았다
갈피를 못 잡던 내 혀와 정신이
방향을 찾고 제자리를 알게 되었을 때
긴 시간 흔들렸던 육체가 만들어져 갔다
육체가 어느 길을 따를지가 아니라
육체가 나를 인도해가고 있음을 알았다
내가 육체를 만들려고 그렇게도 애를 써온 건
육체가 없으면 내 존재가 없기 때문이었다
밖에서 떠도는 육체를 바랐던 게 아니라
안에서 차오르는 육체를 바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닿을 수 있고 따를 수 있고 이제야 보이는 것은
기준이었다
나에게 기준은 육체였다
일관되어야 하고 확실해야 하는 육체
스스로 기쁨을 알아가는 흔들리지 않는 육체 말이다
본 브런치북 '빛나는 문장들'은 인문학 서에서 발췌한 글귀와 저의 짧은 글을 담고 있습니다.
글벗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육체 #방향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