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SNS를 멀리하게 된 이유

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나요

by 나날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

몇 개의 SNS 계정을 갖고 계신가요?


나 역시 현재를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웬만한 SNS 계정은 다 갖고 있다. 언제부턴가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내게 주어진 시간을 일과 사랑과 놀이로 채우는 것만으로도 벅찬 사람이다. 일을 하고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내가 좋아하는 취미 생활인 읽기를 하고 거기서 더 짬이 나면 이렇게 내 생각을 글로 정리하기도 한다. 그것만으로도 나의 시간이 가득 채워진다. 우리에게 또 중요한 게 뭐가 있을까?


페이스북에 해외여행 사진과 맛있게 먹은 음식 사진들을 올리기도 했지만 이것도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드는 일이었다. 나는 그냥 여행 자체를 즐기고 맛있게 음식을 먹는 순간들을 즐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그렇게 사진을 찍어 올리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일단 SNS에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렇다. 나는 내 이야기를 올리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이 올린 사진과 말들을 읽는 행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타인들은 잘 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나를 잃어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내 생각, 내 생활을 잃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SNS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이건 SNS 활발하게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느끼는 감정 이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짧게 편집된 한 컷의 이미지나 영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삶은 여러 가지 얼굴을 갖고 있으며 끊어지지 않고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우리 삶이 잠시 멈추는 시간은 잠을 자고 있는 시간뿐이다. 그 밖의 시간에 우리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다양한 일들을 해야 한다. 그중에는 반짝이는 순간도 있지만 희미하고 지리멸렬하게 이어지는 시간들도 분명 존재한다. SNS에는 그 반짝이는 순간이 편집되어 올라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타인에게 보이길 원하는 모습을 선택, 편집하여 공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말글대로 편집된 삶의 일부일 뿐이다.


이게 가장 잘 드러나는 SNS가 인스타그램이다. 몇 년 전 인스타그램에 올라간 사진과 그 프레임 밖의 실상을 함께 올려 화제가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는 정방형으로 보기 좋게 편집된 프레임 밖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알맞게 프레이밍 하기 위해 기괴한 자세를 취하는 모습을 드러내고, 보여주고 싶지 않아 프레임 밖으로 치워낸 것들을 보여준다. 그 프레임 밖은 프레임 안과 달리 엉망진창이다. 우리는 신기하게도 프레이밍 된 한 컷만 보았을 뿐인데도 그 밖도 프레임의 연장선상일 것이라고 상상한다. 이 상상은 그럴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는데 말이다. 편집된 모습에 집착하다 보면 프레임 밖으로 나왔을 때, 현실의 연속적인 삶을 순간을 맞닥뜨리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우리는 프레임 안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인디언 부족은 사진 찍히면 영혼이 빠져나간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렇다. 실제로 영혼이 빠져나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눈앞의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온라인 상에서 프레이밍 된 세계는 하나의 이상향이자 짧게 스쳐가는 장면일 뿐이다. 여기에 집착하는 순간 프레임 밖, 지금 여기 있는 나를 잃게 될 위험이 있다.


이 간극을 크게 느끼는 사람들이 연예인이 아닐까 싶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완벽하게 세팅된 모습을 아릅답고 멋지게 보여줘야 한다. 그것도 대중에게. 하지만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카메라가 치워졌을 때, 그들도 현실을 살아야 하는 사람이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환하다가도 어둡고. 즐겁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하고. 다들 감당해야 하는 삶의 무게가 있다. 다면 편집된 프레임 안에서는 그게 보이지 않을 뿐.


나는 지금도 인스타그램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생을 마감한 스타들의 사진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그들은 거기에서 환하게 웃고 있지만, 잘 자라고 안부를 전하고 있지만 더 이상 우리와 같은 세상에 있지 않다.


이렇게 말을 하고 있지만 SNS를 완전히 끊을 수는 없다. 거기에 전시된 타인의 편집된 일상을 소비하는 대신, 내가 진심으로 염려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려 한다. 지금 잘 지내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코로나 19가 무서운 이유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경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서로의 빛에 의지해 살아가야 한다. 그것만이 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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