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도 칩니다
새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물론 자유롭게 훨훨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시원하다.
하지만 네발짐승에 비해서 뭐랄까 좀 생경하다고 할까.
말로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정이 가지 않는다.
심지어 갈매기의 꿈이라는 유명한 소설도 안 읽은 것 같고
당연한 얘기지만 닭을 먹는 것도 싫다.
비교적 육식을 즐기지도 않지만
특히
닭까지 먹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나를 닭다리 앞에서 주춤거리게 만든다.
나는 두 발로 서 있는 것 중에서는 사람만 사랑하는 것 같다.
^^
하지만 이 갈매기는 사랑한다.
~
이것 역시 사랑한다.
갈매기와 물결은, 삭막한 문자와 메시지에 긴장을 풀어준다.
아무리 업무라지만 갈매기가 날아다니고 물결이 치는 메일을 보면
나의 마음 한 구석 어딘가의 긴장이 '툭' 풀어진다.
그리고 부드럽고 너그러운 마음이 된다.
그래서 나도 한다.
남발을 한다.
요청을 할 때에도
질문을 할 때에도
물결을 잊지 않는다.
화가 날수록 나의 메시지는 험한 파도 위를 갈매기가 어지러이 날아다니는 형국이 된다.
하지만 화가 나는 것은 나의 속마음이고
쓰나미 위를 날아가는 갈매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선사한다.
즐거운 리듬감을 가져다준다.
네.
와
네~
는 너무 다르다.
네-> dry 하다면
네~-> 끝을 올리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임한다는 착각을 준다.(그럴 리 없겠지만)
네!
이건 안된다.
너무 힘이 들어가 있다.
어깨에 힘을 빼야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는 법인데
그러기는커녕 자칫 잘못하다가는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는
위험한 녀석이다.
갈매기를 날리고 물결이 치게 만든 결과
커뮤니케이션이 부드러워졌다.
조직의 분위기도 촉촉해졌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고 속으로 감탄하고 있다.
내가 갈매기와 물결에 집착하게 된 것은
특히 툴툴거리고 싫은 티를 팍팍 내며 갑질을 하는 듯한 고압적인 자세를 가진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한 것에서 기인한다.
사람은 훌륭한 사람을 보면서 배우는 것보다는
닮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보면서 각성하는 것이 더 강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내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귀인인 것이다.
그들에게 잘 하자~
(image by Gemi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