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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 Feb 25. 2024

어떤 관계

관계의 변화무쌍함에 대하여

아마 우리가 서로 다른 인간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일 것이다.

나는 나의 생각이 있고

타인은 타인의 생각이 있다.

그리고 그 생각은 항상 같지 않다.


하지만 에고가 있기에 

우리는 타인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해주면 기쁘고

다른 생각을 하면 서운하기도 하다.

물론 다른 생각을 넓게 포용하고 안아줄 수 있다면

더 없이 기쁘겠으나

그거 역시 어느 정도의 한계는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상대적이라고 했던가.

내가 어떤 사람에 대해서 서운하게 생각하면

그 역시 나에 대해서 서운한 점이 있을 것이다.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지점이 없는 것도 아니나

그것에 대해서는 또 나 나름대로의 반론의 여지가 있으니......

이렇게

인간 관계는 한번 삐걱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틀어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죽고 못살아 결혼한 사이도 이혼을 하고

친구와 절교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한평생을 해로한 부부에 대해서도 경외감이 들고

오랜 지기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도 존경하는 마음이 든다.


너무 가까운 사이가 되면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한다.

각자 얘기를 하지만 그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

나는 날씨 얘기를 하는데

상대는 회사 얘기를 한다.

묻는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화제가 전환된다.

이런 시그널이 반복되면

더 이상은 함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이 없어지는 것이다.

괴리를 느끼고

알프레드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처럼 

서서히, 하지만 확고하게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멀어져간다.


어떤 관계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모든 관계가 그럴 것이다.

무상하다고 했던가.

너와 내가 무상하지만

가장 무상한 것은 너와 나 사이의 관계가 아닐까.

인연이 닿아 가까워지는 사람도

인연이 끊어져 멀어지는 사람도

내 주변에는 있다.

한 평생 그럴 것이다.


오직 그 관계가 좋은 기억으로 남기만을 바라며 노력할 뿐이다.

무상하니까

요즘 날씨처럼 변화무쌍한 관계에 

상처받지도 놀라지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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