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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 Mar 16. 2024

나이 가늠

나중엔 AI가 하겠지?

누군가 나에게 여자의 나이듦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물론 물을 리는 없다.)

나는 첫 번째로 '표정'을 꼽겠다.


혹시 표정 성형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성형 분야는 날로 고도화되고 있으니 세상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통은 이목구비에 주목하고 주름에 집중하므로

'표정' 성형이라는 영역이 광고에 등장한 것은 보지 못했다.

(입꼬리를 들어올리는, 팔자 성형이라는 것을 설핏 들은 듯도......)


보톡스로, 혹은 땡김이 시술로 다리미로 편 것과 같은 

빤빤한 얼굴을 가졌다 하더라도

20대의 얼굴과 50대의 얼굴은 차이가 난다.


그것이 바로 표정.

시간이 흐르며 산전수전 겪으면서 얼굴이 갖게된 흐름이랄까 표정은

시간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니 산전수전 겪지 않아도 된다.

부자집 마나님이 짓는 미소와 20대 대학생의 미소는 느낌이 다르다.


얼굴이 풍기는 분위기, 느낌, 그리고 그 사람이 짓는 표정만큼

나이를 정확하게 가늠하게 해주는 풍향계는 없는 셈이다.


세상을 아직 모르면서 웃는 것과(왠지 부럽네?)

세상을 살아봐서 웃는 것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는 것.


두 번째로 '허리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라인'을 들 수 있다.

여자는 호르몬의 변화로

아무리 마른 사람이라도 중년이 되면 라인이 살아지고 일자로 변해간다.

허리가 들어가고 엉덩이가 나오는 것은 여성 호르몬이 왕성할 때의 얘기.

그래서 그 라인을 보면 또 나이를 가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로 '두피의 색깔'.

젊은이들의 두피 색깔은 하얗다 못해 눈부시다.

염색을 하면 두피까지 붉게 물들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두피의 색깔도 진해진다.

두피의 색깔 외에도 머리카락의 윤기도 한 가지 지표로 볼 수도 있겠다.


그 외에 몸에서도 나이가 들면 냄새가 나는데 그것도 호르몬의 영향이겠지?

예전에 할머니가 짙은 향수를 뿌렸던 그 마음이 

이제는 서서히 이해가......


목 주름도 어느 정도 가늠계 역할을 하기도 한다.

목은 성형이 어려운 얇은 피부여서 그런지

얼굴을 빤빤해도 목은 자글자글한 경우도 있다.


모든 인생의 순간에는 그 순간에 어울리는 외양이 있다.


지하철에서 눈부시게 빛나던, 하얗다 못해 파르라니 보이던 

젊은이의 정수리를 보다 문득 든 생각이었다.

그녀의 정수리를 보면서 난 생각했다.

난 곧 염색을 해야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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