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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민 Jul 25. 2020

금융 문맹자=나

<존리의 부자 되기 습관> 서평

TV가 없는 우리 집은 보고 싶은 프로가 있을 때마다

짤막한 영상들을 보거나(짤이라고 하는) 유튜브로 보거나

결제를 해서 보고 있다. 요즈음 최애 시청 프로는 '유퀴즈 온 더 블록'

보통의 사람이 나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재미가 쏠쏠하고

퀴즈를 풀고 100만 원을 가져가는 부러움도 있어 자주 보고 있다.


어느 날은 유 퀴즈에 나이 들어 뵈는 남성 한 분이 나왔다.

누군지 몰랐다. 부티가 나는 것도 아니고, 잘난 척하지도 않고,

평온한 얼굴로 조세호에게 팩트 폭격을 수시로 날려댔다.


작은 자기 조세호에게 했던 말 중에

"부자는 금시계 안 찬다."

"돈이 많은 걸 알아보게 하려고 금시계를 차고."

출처 : Youtube(https://youtu.be/LTTb8qL8ztc)


시쳇말로 뼈 때리는 말을 사정없이 날린다. 

더욱이 뜨끔했던 이유는, 자동차 구입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하루하루 어떤 차를 살 것인가를 두고 신랑과 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은 하이브리드, 어느 날은 외제차, 어느 날은 경차, 어느 날은 세단

상상은 돈이 들지 않으니 이것저것을 두고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우리의 경제 여건은 따져보지 않은 채 누군가에게 있어 보이기 위함을 고민하느라

여념 없기도 했다. 그러다 이 영상을 봤더니 뜨끔!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왔다는 저분.

버스 번호까지 거침없이 말씀하시는 저 분.

궁금했다. 처음 보는 저 분이 누구일까. 


운명인 것인지, 다음날 신랑은 회사에서 나눠 준 것이라며

책 한 권을 내밀었다. <존리의 부자 되기 습관> 

존리와 나는 운명인 것이다. 영상보다 20년은 젊게 나온 사진이 박혀있는

존리의 책을 펼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부자가 목표라는 젊은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부자가 되고 싶다고 대놓고 말하면 천박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 

그리고 더 나아가 금융문맹이란 질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59쪽)


책의 초반부터 나는 여기저기 얻어터지기 시작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 라고 속내를 이야기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한심하게 보았던 나, 였기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작가 존리가 말한 대로 나는 금융 문맹인이다. 

금융문맹이란, 금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을 말한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문맹보다 더 무섭다." - 앨런 그린스펀



몇 권의 경제 관련 책을 읽었을 때

워낙 기본 지식이 없다 보니 읽어도 이해하지 못했다.

주식과 펀드의 차이도 알지 못했고, 기본적으로 내 정확한 수입과 지출도 파악하지 못했다.

수입이 있다면 적금을 들거나 원금 보장형 보험을 들었을 뿐이다.

투자는 위험한 것. 주식은 집을 망하게 하는 것, 깊게 뿌리 박힌 고정관념으로 지내고 있었다.

보험은 아는 사람이 부탁하면 들어주는 것, 보험 만기가 언제까지이며,

갱신형인지 갱신이 아닌지 조차 따져보지 않았다. 

연금저축은 들어보지 않았다. 

나는 금융 문맹인이 맞다. 

이 책을 완독하고 나니 참으로 다행스럽다. 

기억에 남았고, 실천할 수 있었던 것들을 남겨 보려고 한다.




1. 라이프 스타일 - 부를 창조하는가 VS 부를 파괴하는가

부를 창조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투자를 하고 있고, 지출이 수입 안에서 이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부를 파괴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지출이 수입을 넘어서는 상태이다. 

수입을 뛰어넘으나 누군가에게 있어 보이고 싶어 고가 브랜드의 옷과 액세서리, 가방을 구입한다.

명품 가방을 위해 적금을 드는가 하면, 

고가의 옷을 구입하고 몇 개월간 거지처럼 살아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고는 한다.

나 또한 몇 년 전까지 그래 왔다. 실용성은 떨어지나 브랜드 옷을 선호했고,

명품 가방을 구입해서는 어디든 자랑처럼 들고 다녔다. 

내 경제 수준에서는 절대 하면 안 되었을 소비를 했다.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줄이고, 노후 빈곤을 인식하고 살아야 한다.

습관적 낭비를 줄이고, 노후 준비를 위한 투자금으로 전환해야 한다.

습관적 낭비는 외식을 줄이고, 커피를 줄이는 것으로 하루에 1만 원을 아낄 수 있다.

아낀 그 돈을 수시로 투자금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부를 창조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시작된다.



2. 냉정하게 바라보라, 사교육비 지출

아이가 있기 때문에 눈에 쏙 들어오는 부분이었다. 

작가 존리는 5년 전부터 금융문맹이 그득그득한 한국인을 위해 

여기저기 금융문맹 탈출 강연을 다니고 있다. 단 두 명의 청중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도 했고,

서울뿐만 아니라 이곳 전주까지 강연을 다니고 있었다.

강연의 첫 부분은 '사교육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다양성이 배제된 채 잘못된 교육 시스템으로 점수를 높이기 위한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

단지 옆 짝꿍, 우리 학교 아이들을 이기기 위한 경쟁으로 치달아 있고,

세계와의 경쟁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 비슷비슷한 내용을 다루는 학원들은

우후죽순 생겨나서 학원가만 배 불리고 있는 우리 부모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내 아이는 맞고 틀리고 보다는 무언가를 생각해내고 만들어 내는 것에

관심 있는지 생각해본 적은 있느냐고 물음을 던진다. 아이의 능력은 생각하지 않고

학원만 다니면 남들이 원하는 것처럼 될 수 있다는 획일화된 생각으로

학원가로 몰아넣고서는 부모의 노후 대비보다는 아이의 사교육비로 가정 경제를

휘청이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묻는다. 

아, 책으로 여러 대 맞는 이 기분은 무엇이던가.

'옆집 아이도 하니까' 병에서 벗어나고 싶다. 벗어나면 무인도 일 것만 같고,

황무지 일 것만 같고, 별종 같을 것만 같은 이 기분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싶다.



3. 일본의 속국이 되어버린 한국의 경제인식

"일본의 경우는 축적된 자본이 은행 예금과 부동산에만 집중적으로 몰렸고 

그 결과 지속적인 경기침체가 시작되었다. (중략) 한국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

일본과 너무나도 비슷하게 대부분의 은퇴자금이 예금이나 부동산에 들어가 있으며,

사람들은 원금보장의 늪에 빠져있다."(62쪽)


부동산 대책을 대대적으로 발표할 만큼, 우리나라 부동산은 제2의 로또가 되어있다.

중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건물주예요."라고 냉큼 대답한다.

창조주보다 더 위대하다는 건물주를 꿈꾸는 우리 아이들의 대답이 참 씁쓸하다.


우리나라의 자산 중 부동산의 비중은 70~80%를 육박한다. 

살기 좋은 곳, 직장이 가깝거나 아이의 학교가 가까운 곳보다는

집 값이 더 오를만한 곳을 선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살고 있는 집 말고 집 한 채 더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 모든 것들이 일본인들이 걸어갔고, 걸어가고 있는 경제 현상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4. 주식은 장기투자하는 것

나 어릴 적 아버지는 없는 살림에 주식 투자를 하는 바람에 

투자금을 날린 기억이 있다. 이 당시 부모님은 자주 다투셨고,

어머니는 적금이 최고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나 또한 주식은 무서운 것,

돈 날리는 것이라고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MC 유재석은 투자가 존리에게 묻는다.

"어떤 주가 오를까요, S전자 주식을 사야 하느냐고."

그러자 존리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내가 점쟁이가 아니라고."


작가 존리는 주식은 장기 투자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다.

투자할만한 곳을 찾아보기 위해 누군가의 찍기에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 투자를 염두에 둔 곳의 영업보고서를 확인하고, 기업의 취지,

관리자의 신념과 철학을 알아보아야 한다.


신문 기사들을 자주 눈에 익혀두면 흐름을 알 수 있고,

앞으로의 향방을 예측해볼 수 있다. 눈길이 가는 종목에 

느긋한 마음으로 적당히(빚을 내는 무모함 말고) 감당할 만큼만

넣어 놓고 10년은 바라보는 것이다.


금융문맹, 주식 문맹인 나에게는

주식은 장기투자라는 사실이 이 책에서 얻은 값진 경제 지식이 아닐까 싶다.

나의 아버지는 남의 말에 휘둘린 결과였다는 사실을 깨우치게 되었다. 

주식이라는 단어에 호환마마처럼 겁먹었던 나의 모습들이

우습기만 하다. 


미국은 직원에게 인센티브로 주식을 증여하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노동력을 제공하는 노동자 역할만 맡았던 직원들이 

주식을 소유하게 되면 회사의 주인인 자본가 역할도 하게 된다."(76쪽)

이것은 노동자에게 주인 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뽑아내는 시너지 효과를 낸다.




5. 노후 대비

책을 읽다 보니 내 노후가 암담했다. 나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원금보장형 연금전환 보험과 공제회 장기저축이 나의 사적인 노후대비이다.

뭔가 부족하다. 더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러다 월급 모조리 연금 대비를 할 채비이다.

"월급의 10~20%는 노후자금,  40대는 월급의 25% 정도 여유 자금으로 투자"

하는 것이 수입에 균형된 대비라고 한다. 


노후자금을 위해,

개인연금 저축 제도를 이용한다. 

연금저축제도는 보험과 펀드가 있으며, 1년에 납입한 400만 원까지는 세금 환급이 된다.

연금저축 보험은 원금 보장이 되고, 연금저축 펀드는 장기적 수익이 높다.


여기서 나와 같은 금융 문맹인을 위해 주식과 펀드를 설명하자면,

주식은 본인이 특정 기업의 주식을 고르고 자신이 거래할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 주식을 매입한다.

펀드는 대신 사고 팔 사람이 있는 것을 말한다. 누군가 나를 위해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가 있다.




6. 실천하는 금융 문해인

주식과 펀드를 잘 구분하지도 못하는 내가 덜컥 주식을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내 경제를 주관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산과 부채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자산으로 현금은 어느 정도, 예금과 적금에 묶인 돈은 얼마인가

주식, 펀드, 보험, 부동산, 따복 따복 늘어가는 퇴직연금은 어느 정도 인지 확인한다.

돈을 앗아가는 부채는 신용카드 비용, 마이너스 통장, 자동차 할부금, 주택담보대출이다.

자산과 부채를 확인하고, 가장 먼저 털어내야 하는 부채를 확인한다.

부채가 많다면 노후대비와 여유자금 투자는 늦추고, 단기 부채들을 빨리 정리한다. 


한 달간 수입과 지출을 정확히 알아본다.

특히 지출에 있어 생활비, 대출 상환금, 교육비, 식비, 통신비, 관리비, 세금이다.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세고 있는 돈은 없는 지를 추적할 수 있다.


보험의 납입 기간을 확인하고, 중복된 내용의 보험을 확인한다.

이 책을 읽고 바로 실천한 부분이다. 가입된 보험의 보장 내용을 확인하고,

만기 가입 기간을 확인하고, 연금 전환이 가능한지, 이율은 어느 정도 인지를 알게 되었다.

금융문맹일 때 가입했던 보험 하나를 결국 해지하게 되었다.

갖고 있는 것이 오히려 손해인 보험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00% 환급은 되지 않아

얼마간의 손해는 감수하게 되었다.(속 쓰리다)





더 자세한 내용들을 남기고 싶었으나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이 정도에서 마무리할까 한다.

책은 200쪽 정도밖에 되지 않는 아주 짧은 내용의 책이다.

서평을 써야 할까도 고민해왔다.

그런데 나와 같은 금융 문맹인들을 위해 남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일은

어느 누구도 월급을 받으면 어떻게 어느 정도 나눠서 써야 하는 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


보험은 어떤 부분을 확인하고, 가입해야 하는지를 말해주지 않고,

친척 언니니까 들어줘야 하고, 아버지 친구니까 들어주고,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해왔다.


경제적인 것은 살아가는 것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에도

누구 하나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는다.

나 스스로 관심 있다면 책을 파야하는 것이다.

인터넷에 나와있는 정보들은 홍보성 글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봐야 하는 지도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누군가는 부동산으로 집값이 뛰었대,

주식으로 얼마를 벌었대,


경제관념은 없으나 남들을 따라 이리저리 발 담그고 싶지 않다면

책을 읽어내면서 알아내야 한다.



사회 초년생들

주식과 펀드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누군가,

나와 같은 사회 중년 생들

투자를 하기 이전에  내 월급을 제대로 쓰고 싶은 누군가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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