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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에디터 Feb 13. 2021

비누 성분만 들어가 있다면 어떤 모양이어도 비누야.

제형과 제약으로 본 나.





능력의 크기는 단지 '나'를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결정짓는다. 내 모든 능력은 내 육신 속에 들어 있다고 믿는 사람은 육신의 한꼐를 벗어날 수 없다. 반면 '나는 우주만큼 무한한 존재'라고 바라보면 능력도 무한하게 쏟아져 나온다. 단순한 시각의 차이로 인생이 갈린다. 


< 왓칭 > - p.273



제형과 제약



 2012년 개봉했던 영화 연가시를 기억하시나요? 꽤 감명깊게 봤던 영화인데 당시 인터넷에 '연가시'라는 생물에 대해서 곤충을 포함해 동물, 사람에게까지 기생할 수 있다는 루머가 퍼져있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연가시라는 생물에 관심이 있었거든요. 영화 속에서는 '윈다졸'이라는 구충제가 연가시 구충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져 윈다졸을 구하려는 사람들과 윈다졸을 가진 주인공과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일을 거쳐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윈다졸의 성분을 분석해 카피약을 만들어내면서 연가시에 감염된 사람들을 다 치료하는 것으로 영화가 마무리됩니다.


 저는 주인공이 '비누 성분만 들어가 있다면 어떤 모양이어도 비누야.' 라고 말하는 장면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형태는 달라도 내용물이 같다면 같은 물질이 된다는 말이니까요. 제약회사의 대표가 기를 써서 숨기려는 윈다졸의 구성요소를 주인공과의 전화통화에서 주인공이 보란듯이 알리는 장면에서는 통쾌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진짜 나는 육체냐, 영혼이냐



 진짜 나는 어디에 있느냐에 대한 논쟁이 떠오릅니다. 어디서 들었는지는 자세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꽤 흥미를 끌었던 주제였거든요. 기억을 더듬어보면 '나'는 육체에 있느냐, 영혼에 있느냐에 대한 논쟁이었던 것 같습니다. 육체란 무엇이고 영혼은 무엇인지 정의하는게 선행되어야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영혼의 존재를 찾아내고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않는 이상 끝날 것 같지 않는 논쟁일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논쟁에 대해서 '나'는 영혼에 있다고 생각하는 쪽이었습니다.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증명할 방법은 없고 제 느낌이 그랬기 때문이었는데요. 전생이라던지, 최면이라던지 이런 사례들을 들어보면 영혼이라는게 진짜 있나 싶기도 합니다. 영혼은 육체가 생명을 다하면 육체를 떠나 머물다 새로운 육체로 들어가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육체와 영혼, 제형과 제약?



 약의 종류를 결정짓는 것은 약의 성분이라 알고 있습니다. 약의 성분이 어떤 작용을 하느냐에 따라 약의 종류, 사용처가 정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형태가 어떻든 작용효과가 중요한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결정이 나지 않은 그리고 앞으로도 결정이 나지 않을 것 같은 육체와 영혼 논란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과학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증명할 방법은 없지만 영혼에 진짜 '나'가 있다고 느낌으로 믿는 사람으로서 육체가 진짜 '나'를 보여주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나'는 육체 속에 있는 영혼이 보여주는거라 생각하고요.


 이런 맥락에서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내 육체로만 할 수 있는 일'로 제한한다면 능력과 가능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육체가 병들거나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내 영혼이 담겨있는 통이 육체냐, 좀 더 큰 존재냐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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