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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에디터 Jul 24. 2020

진솔한 대화를 위한 마음가짐

내 말보다 상대의 말이 더 중요하다.

영업의 기본


물건을 팔아야 하는 사람과 물건을 사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쉽게 말해 영업사원과 고객의 관계입니다. 영업사원은 이름만 대면 알아주는 회사에서 만드는, 최근 구매 열풍을 일으켜 누구나 다 원하지만 재고가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만날 고객에게 이 제품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영업사원은 가지고 있는 제품이 누구나 다 원하고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쉽게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며 실적이 생긴다는 것에 기분이 좋습니다.


1시간 전에 고객에게 전화해 미팅 일정을 재확인합니다. 다행히 고객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제품 상태도 양호합니다. 모든 것이 순조롭습니다. 만나기만 하면 물건을 팔 수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미팅 장소에 미리 나가 고객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미팅 시간에 알맞게 고객이 도착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긴장을 풉니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슬슬 제품 판매를 위해 말을 돌립니다.   


제품을 소개하고 특징을 이야기하고 어떤 장점이 있고 타사의 제품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왜 구매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폭포수처럼 막힘없이 말이 흘러나옵니다. 지금까지 한 영업 대화 중 제일 잘한 것 같습니다. 영업사원은 온전히 본인의 말에 집중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랐습니다. 어, 그런데 고객의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불안한 마음이 싹트지만 흐름을 끊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일단 설명은 마저 다 끝내고 표정이 좋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기로 합니다.


제품 설명이 끝나자마자 고객에게 물어봅니다.


"어떠세요, 고객님? 안 사시면 후회할걸요?"

"네, 기능도 좋고 괜찮은 것 같네요. 마음에 들어요. 가격도 괜찮고요. 그런데 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떤 점에서 그렇게 생각하셨을까요? 혹시 제가 고객님 기분을 나쁘게 만들어드렸을까요?"


당황스럽습니다. 마음에 드는데 왜 안 사겠다고 할까요? 그런데 이어지는 고객의 말에 영업사원은 고객의 뜻을 단번에 이해하고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니 물건은 참 좋고 마음에 드는데요, 파는 사람을 보니 내가 이 물건을 구매하고 난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이라도 물어보셨나요? 말씀 끝내시고 나서 한 번이라도 물어봤다면 믿고 구매했을 텐데요. 회사 최전선에서 판매하시는 분이 이러시는데 그 회사가 고객의 소리를 듣는 회사인지도 모르겠고요."



일방통행은 피하자


N사의 블로그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활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 이웃 블로거님들도 많이 늘어났고, 하루에 블로그에 방문하시는 분들 숫자도 느리지만 천천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더 많이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에 블로그 하는 재미가 이런 재미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블로그가 커가는 과정에서 계속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끔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이 생기곤 했습니다. 


내용과는 전혀 관련 없는 댓글은 기분이 좋아지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나빠지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통제가 가능한 부분이니까요. 글을 읽지 않고 작성한 댓글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하여튼 이 사람은 내 글을 읽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블로그에 타고 들어가 포스팅을 살펴봅니다. 홍보성 포스팅, 수익성 포스팅으로 도배된 블로그라면 보지도 않고 삭제하면 되고 그게 아니라면 저도 별 느낌 없이 댓글 답니다. 댓글이 스티커 한 장이면 저도 스티커 한 장으로, 한 문장이면 한 문장으로. 에너지를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분이 정말로 나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의미한 이웃 신청, 블로그 방문 요청 글인데요. 이웃 신청 같은 경우에는 신청한 사람의 블로그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는 편입니다. 판단 기준에 따라 거절하고 차단한다거나, 거절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블로그 방문 요청 글은 정말 화가 납니다. 마치 '내가 여기 왔으니 너도 와서 봐야만 한다.'라는 느낌으로 제게 요구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더 가기 싫어집니다.


네이버 지식in 사용을 꺼리게 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인 것 같습니다. 어떤 정보가 필요하면 네이버보다는 구글을 이용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홍보성 글이 난무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고 싶은데 필요한 정보를 줄 것처럼 클릭을 유도해놓고는 돈을 내라, 학원에 등록해라, 컨설팅을 받아라 등의 전혀 필요 없는 방향으로 안내하기 때문에 네이버라는 포털 사이트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게 너무 힘듭니다. 반면 구글은 비교적 덜합니다. 찾고 싶은 정보를 검색하면 빠르게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턱걸이하는 법'을 검색하면 구글에서는 턱걸이 한 개부터 시작하기, 자세, 주의사항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네이버에서는 턱걸이 운동기구 판매 페이지가 나옵니다. 내가 필요한 정보는 턱걸이 운동기구 구매처가 아닌 턱걸이하는 방법인데 말입니다.


소통은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라는 뜻입니다. '서로 통하여'가 특히 중요합니다.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지시, 명령과 다름이 없습니다. 서로 기분이 좋을 수가 없겠죠.



가려운 곳을 긁어주세요.


귀가 2개고 입이 1개인 이유는 '잘 듣고 적게 말하라.'라는 의미라는데,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듣기보다 말하기를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속이 다 시원합니다. 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꺼낼 수 있어서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누가 내 말 좀 들어줘!' 하는 마음에 그런 것일까요.


저는 주로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역할을 좋아합니다. 그러다 보면 재미있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데요. 말이 너무 많아 주변 사람들이 피하는 경우도 있고, 말은 적당하게 하는데 도저히 소통이 안돼 피하는 사람도 있으며, 아예 상대를 이해조차 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의외로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두 가지 경우로 생각해볼 수 있겠네요. 상대를 완전히 무시하는 마음이라거나 자의식 과잉 상태라고요.


대화를 나눌 때 역지사지를 생각하세요. 내가 열심히 말하고 있는데 상대가 다른 곳을 보고 있다거나 듣는 척도 안 할 때 얼마나 기분이 나쁜가요. 상대와 대화다운 대화를 하고 싶다면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서로 자기 말만 하느라 지치고 피곤하다면 대화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해야 대화도 재미있고 함께 있는 시간이 알차고 유익하다고 느끼는 겁니다. 상대의 말을 다 듣고 나서 내 말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내 말을 하지 못하게 될까 하는 조급한 마음에 쫓기다 보면 대화가 안됩니다. 상대방이 필요한 것을 파악하고 적절히 이용한다면 내 말도 충분히 다 할 수 있습니다. 


왜, 가려운 곳을 벅벅 긁어주면 시원하잖아요.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그럼 마음에 여유가 생깁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관대해집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줄 준비가 됩니다. 그럼 어떤 대화를 나누든 서로 만족하게 됩니다. 생각보다 쉬운 일입니다. 말하고 싶은 욕구를 참고 한번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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