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면서 조직 환경에도 여러 변화가 생겼다.
기관평가에 홍보 파트가 다시 신설되고, 예산과 인력을 정량화해 평가하겠다는 지표도 생겼다.
이 소식만큼은 나를 설레게 했다.
이번에야말로 정말 팀 인력을 증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한 달 내내 고민하고 정리하고 다시 뜯어고쳤다.
연간 계획을 짜고 사전 홍보제도에 맞춘 자료를 만들고
인력 증원을 위한 논리도 고심에 고심을 더해 다듬었다.
그런데 업무 보고 시간은 단 5분.
중요한 이야기를 꺼내기엔 너무 짧았다.
추후에 별도 보고를 드리겠다고 했지만 논의는 금세 뭉뚱그려졌다.
여러 팀에서 인력을 요청했고 모두의 필요가 비슷하다 보니
결국 추후에 검토하자는 말로 끝났다.
그렇게 한 달의 노력은 허무하게 흩어졌다.
그저 사람 더 달라고 하는 이 팀과 저 팀 중 하나가 되었다.
기대하지 말자며 스스로를 다독였는데도
막상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현실 앞에서 마음이 무너졌다.
올해는 조금 다른 모양의 일을 하고 싶었다.
나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며 성과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인력과 예산이라는 굴레는 또다시 나를 같은 자리에 불러 세웠다.
옆 팀장님이 "예산 없고 인력 없으면 일을 줄여야지"라고 말할 때
나는 아주 오래된 늪으로 빠지는 기분이었다.
절망하고 다시 희망을 걸어보고 또다시 절망한 세월이 길다.
무너진 마음을 여러 번 일으켜 세우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결국 또 같은 자리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마음을 쏟으며 사는 일이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되었을까.
다시 한번 힘을 내 보겠다는 내 다짐도 위태롭다.
새로고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