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노애락 / 달라진 나의 무기

by 차이

사회 초년생 시절, 회사에서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이라는 책을 한 권씩 나눠주며 각자의 강점을 체크해 제출하도록 했었다. '약점을 보완하는데 에너지를 쓰지 말고, 강점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는 그 당시의 나에게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늘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애쓰던 내게 '강점'이라는 개념은 그 자체로 새로운 깨달음이었다.

그 시절엔 MBTI 같은 지표도 없었기 때문에,

그 강점 테스트는 나라는 사람의 특성을 공식적으로 들여다본 첫 경험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렀고, 최근 팀 빌딩을 위해 다시 강점 테스트를 해보았다.

팀 안에서 서로의 강점을 파악해 더 좋은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보통 최상위 강점 5개는 잘 변하지 않는다는데 나는 그중 3개가 달라져 있었다.

20대의 열정이 향하던 곳이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테마로 이동한 건 아닐까.

신기하게도 새로 나타난 강점들은 지금의 내 자리(리더)가 요구하는 모습과 닮아 있었다.


돌아보니 20대의 나는 반짝이는 전략과 매력으로 나 자신을 증명해 내는 데 몰두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타인의 마음을 먼저 살피는 공감과 복잡한 상황을 질서 있게 만드는 정리를 무기로 삼는다. 나를 돋보이게 하던 기술들이 이제는 팀을 단단하게 결속시키는 지혜로 진화한 것이다.


내 강점을 업무에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AI의 도움을 받아 정리해 보았다.

다행히 내가 가진 강점들은 현재 맡고 있는 업무와 좋은 조합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올해 새롭게 시도하는 여러 일 중 성과를 '보이게' 만들고, 데이터를 누적하는 일에 내 강점을 적극 활용해 보려고 한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팀원과 나의 강점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었다.

대화를 나눌 때는 서로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결과는 의외였다.

팀원에게는 내게는 없는 승부사의 기질이 있었다.

그런데 이 다름이 오히려 환상의 복식조 같은 최고의 조합이라고 한다.


'우리가 이 분야에서 1등이 되자'는 방향으로 합의하면 서로의 동기부여가 폭발한다고 한다.

그리고 팀원이 앞서나갈 때 내가 뒤에서 든든히 받쳐주겠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올해는 그걸 잊지 않고 실천해야겠다.


연초에 또 한 번의 큰 좌절로 시작되었지만, 그래도 나는 나의 오늘을 놓치지 않고 다시 일어서 보려고 한다.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결국 '가장 나다운' 강점들이었다.


강점은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지표를 넘어 내가 나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 알려주는 가장 다정한 도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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