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노애락 / 무감각해지기 싫은 팀장의 유난

by 차이

펑크만 내지 않으면 무난하게 굴러가는 곳. 열심히 해도 평가가 드라마틱하게 달라지지 않고, 대충 해도 크게 나빠지지 않는 공기. 그 정적 속에서 더 나은 퀄리티를 제안하고 성장을 꿈꾸는 내가 가끔 유난처럼 느껴진다.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이곳에서 그저 '버티기'만 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여전히 무감각해지는 것이 무섭다.


아무것도 모른 채 던져졌고, 그저 잘하고 싶어 안간힘을 썼다. 전에는 못하던 일을 해낼 때의 쾌감, '이렇게도 일을 할 수 있구나'를 깨닫는 순간의 확장감이 나를 키웠다.


하지만 팀장이 된 지금, 나는 더 이상 '플레이어'가 아니다. 실무는 다른 이의 몫이 되었고 나는 설득하고, 굽히고, 달래고, 결정하는 자리에 서 있다. 내 열심이 모두에게 반가운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을 때, 일은 급격히 재미없어졌다. 열심이 외로움으로 돌아왔을 때, '나의 쓰임은 여기까지인가' 하는 회의감이 발목을 잡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 쓰임이 다한 게 아니라 내가 쓰여야 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이었다. 이제 나는 혼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잘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올해는 팀원과 '사용성 개선'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해야 하니까 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무언가가 누군가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된다는 기분 좋은 확신을 팀원에게 선물하고 싶다. 그것이 결국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답이 될 테니까.


나는 여전히 이 일에 의미를 두고 싶다. 무감각의 늪에 빠져 버티는 방식이 아니라, 유난을 떨어서라도 나아가는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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