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길을 찾는 대신 나만의 문제를 정의하기로 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AI 서비스가 쏟아진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매일 '이것 모르면 끝장'이라는 식의 영상을 배달한다. 영상을 보면 당장 써야 할 것 같아 조급해지고, 다른 영상을 보면 금세 마음이 흔들린다.
솔직해지자. 나는 지금 기술을 배우고 있는 걸까, 아니면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을 소비하고 있는 걸까?
시중의 AI 교육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화려한 서비스 소개는 넘쳐나지만, 내 입맛에 딱 맞는 단 하나의 정답은 어디에도 없다. 뭔가를 배우긴 했는데, 정작 내 업무에 정확히 꽂히는 해답은 찾지 못한 헛헛한 기분. 이틀 간의 집중 교육 끝에 나는 세 가지 뼈아픈 진실을 마주했다.
1. 최적화는 강사가 해주지 않는다
강의는 '가능성의 입구'까지만 안내할 뿐이다. '내 일에 맞는 방식'이라는 미로의 출구는 결국 내가 찾아야 한다. 하루 종일 프롬프트 공식을 배우고 템플릿을 접했지만, 결론은 단순했다.
내 업무에 딱 맞는 핏(Fit)은 내가 수십 번 넣어보고, 고치고, 버리고, 다시 쓰는 지루한 반복 속에서만 발견된다. 지름길을 찾으려는 마음이 오히려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2. '마지막 한 끗'은 외주 줄 수 없다.
AI는 훌륭하다. 자료 정리와 초안 작성을 대신하며 우리를 90% 지점까지 광속으로 데려다준다. 하지만 나머지 10%, 그 결정적인 '한 끗'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이 맥락(Context)까지 AI에 기대하고 싶다면, 그건 나의 나약한 욕망일 뿐이다. 이 10%를 포기하는 순간, 내 일의 주도권도 사라진다.
3. '어떤 서비스'보다 '어떤 문제'인가
이번 교육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최신 기술이 아니었다. 앞자리에 앉아 계시던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었다. 서툰 손놀림으로도 끝까지 질문하며 직접 서비스를 만져보던 그 뒷모습. 새벽부터 서울까지 오는 게 귀찮아 망설였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결국 중요한 건 '어떤 서비스를 아느냐'가 아니라 '내가 풀어야 할 문제를 얼마나 정확히 정의하느냐'였다.
이제 나는 'AI 마스터'가 되기보다, 내 문제를 정의하고 AI를 도구로 부릴 줄 아는 '문제 해결사'가 되기로 했다.
"댓글 달면 프롬프트 보내드려요." 같은 요행에 더 이상 흔들리지 말자. 마지막 한 끗은 결국 나의 치열한 고민과 경험으로 채울 수 있으니까. 연이은 교육으로 에너지는 소진됐지만, 역설적으로 생각은 그 어느 때보다 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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