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팀은 늘 최전선에 서 있다. 보도자료부터 영상, 카드뉴스 등에 이르기까지 원작을 2차 가공하는 모든 과정은 깊은 고민의 연속이다.
충주맨처럼 B급 감성으로 주목받는 사례도 있지만 모든 기관이 그 방식을 따라갈 수는 없다. 기관이 가진 무게, 지켜야 할 전문성, 넘지 말아야 할 선에 대해 끊임없이 자기 검열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조직에 맞게 핏(Fit)을 맞추는 것, 그것이 홍보 담당자의 진정한 능력이자 숙명이다.
보도자료를 수정할 때면 늘 고민에 빠진다. 원작자는 자신의 표현을 지키고 싶어 하지만 기자들이 이해하기에는 대부분의 문장이 어렵다. 결국 우리는 언론과 원작자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한다. 그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고독하다.
카드뉴스나 영상도 마찬가지다. AI가 발전했지만 우리 기관에 딱 맞는 결과물을 한 번에 내놓지는 못한다. 결국 사람이 직접 깎고 다듬고 맞추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팀원은 이 과정이 너무 어렵다고 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영역은 좁고, 수정을 거듭하다 보면 원래 의도와는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의욕이 꺾인다고 했다. 사실, 나도 여전히 어렵다.
기관 홍보 담당자들이 모이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해서 못 하는 거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사실에 가깝다. 유튜브를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지속적인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관에는 인력도, 예산도 없다. 그리고 그 업무 하나만 하는 것도 아니다.
어떤 기관은 실험적인 브로슈어를 만들었다가 내부에서 호된 비판을 받았고, 또 어떤 곳은 애써 만든 영상이 원작자의 반대로 업로드조차 못한 채 접히기도 했다. 내 것이 아닌 것을 홍보해야 하는 이들의 지독한 비애다.
오늘 오후, 숏츠 영상 내레이션을 쓰기 시작했다. 원문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전문성은 잃지 않으면서도 조금 더 알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 형용모순 같은 요청. 다행히 AI가 이 막막한 시작을 훨씬 빠르게 열어 준다. 0에서 1을 만드는 고통을 줄여주니 거기서부터 다듬기만 해도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팀원은 우리 조직에 '핏하게 맞추는 마지막 단계'가 어렵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나는 불편한 영역을 계속 마주해 봐야 실력이 는다고 믿는 사람이지만, 일의 진도가 나가지 않으니 도울 수밖에.
AI 안에 프로젝트를 만들어 팀과 공유하는 방법도 고민해 보았지만, 기술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결핍이 있다. 조직의 분위기와 맥락, 말하지 않아도 지켜야 하는 보이지 않는 기준들은 결국 사람의 감각 안에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원문과 대중 사이에서, 그리고 이해와 전달 사이에서 조용히 줄을 탄다. 이 줄타기가 끝났을 때, 부디 누군가에게 가닿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