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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스크 Jan 12. 2023

내 이름은 스크

제 이름을 불러주시겠어요?

 내 이름은 선경이다. 영어이름은 sk.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통신사, 건설회사의 그 sk.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 내 이름을 말하면 누군가는 꼭 '성경'으로 잘 못 알아듣고 교회에 다니냐? 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처음 질문을 받고 난 다음에 다른 누군가가

혹시 교회 다녀?라고 물으면

'성경'이 아니고 '' 이야 ' 미리 고쳐줄 수 있었다.




 선경


지금은 내 이름이 싫지 않다. 오히려 불리고 싶은 이름인데 불릴 일이 잘 없다. 어렸을 때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심심하고 특색 없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크게 기억남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이름. 뭔가 한번 들으면 기억에 남을만한 이름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도 잇었는데 지금은 내 이름이 그런 이름이 아니아서 다행이다 싶다. 이름 때문에 받게 되는 수많은 관심과 적지 않은 오해들. 그런 것에서는 충분히 자유로울 수 있었다.




 



 어학연수 때 미국에서 영어이름을 쓸 기회가 생겼다. 이름에 선이 들어간 사람들은 대부분 'sun'이나 'sunny'가 된다. sunny라니. 항상 밝은 태양처럼 웃고 있어야 할 것 같고 활기찬 모습과 어울릴만한 느낌의 이름이라 부담되었다. 선경을 그대로 쓰고 싶었지만 다들 '순굥? 쉉켱' 내 이름은 쉬운 발음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내 이름의 한 글자씩 딴 'sk'영어 이름이 되었다. 한국에선 자연스럽게 '스크'가 되었다. 야구팀 sk의 별명과도 같다. 


 도서관 모임을 간 날이었다. 새로운 엄마가 찾아와 서로 통성명을 했다.


 '하이! 아임 sk'

그러자 옆에 루비엄마가 갑자기 폭소를 터뜨렸다.

 '래퍼이름 같아. sk in the house! yeah!'


하하하! 다 함께 웃었다. 

다음에 써먹어 봐야지.

 





 


 브런치 작가를 지원하면서 필명을 써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 아무래도 실명을 공개하고 글을 쓰는 건 사실 부담되는 일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무슨 이름이 좋을까? 나나스크. 내 오래된 다른 이름 '스크' 앞에 '나나'를 붙였다. 키보드를 한글 상태로 두고 sk를 치면 나나가 된다. 그래서 나나스크. 내가 바로 스크다. 음 나쁘지 않은데?


나나스크로 검색하면 나오는 화면

 네이버에 브런치 작가명을 검색하니 검색된다는 작가님들이 계셨다. 와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작가라니. 궁금하다. 내 필명도 쳐본다. 나나스크. 이런! '나나스키'라는 장아찌가 제일 먼저 나온다. 생각해 본 적 없는 강적이다. 나나스키를 이겨야 하는구나. 


 내 이름은 선경. 필명은 나나스크. 

사람은 하나. 이름은 여러 개.

좋은 글을 많이 써서 나나스키를 이길 때까지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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