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선경이다. 영어이름은 sk.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통신사, 건설회사의 그 sk.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 내 이름을 말하면 누군가는 꼭 '성경'으로 잘 못 알아듣고 교회에 다니냐? 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처음 질문을 받고 난 다음에 다른 누군가가
혹시 교회 다녀?라고 물으면
'성경'이 아니고 'ㄴ' 이야 ' 미리 고쳐줄 수 있었다.
선경
지금은 내 이름이 싫지 않다. 오히려 불리고 싶은 이름인데 불릴 일이 잘 없다. 어렸을 때는 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심심하고 특색 없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크게 기억남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이름. 뭔가 한번 들으면 기억에 남을만한 이름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도 잇었는데 지금은 내 이름이 그런 이름이 아니아서 다행이다 싶다. 이름 때문에 받게 되는 수많은 관심과 적지 않은 오해들. 그런 것에서는 충분히 자유로울 수 있었다.
어학연수 때 미국에서 영어이름을 쓸 기회가 생겼다. 이름에 선이 들어간 사람들은 대부분 'sun'이나 'sunny'가 된다. sunny라니. 항상 밝은 태양처럼 웃고 있어야 할 것 같고 활기찬 모습과 어울릴만한 느낌의 이름이라 부담되었다. 선경을 그대로 쓰고 싶었지만 다들 '순굥? 쉉켱' 내 이름은 쉬운 발음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내 이름의 한 글자씩 딴 'sk'가 영어 이름이 되었다. 한국에선 자연스럽게 '스크'가 되었다. 야구팀 sk의 별명과도 같다.
도서관 모임을 간 날이었다. 새로운 엄마가 찾아와 서로 통성명을 했다.
'하이! 아임 sk'
그러자 옆에 루비엄마가 갑자기 폭소를 터뜨렸다.
'너 래퍼이름 같아. sk in the house! yeah!'
하하하!다 함께 웃었다.
다음에 써먹어 봐야지.
브런치 작가를 지원하면서 필명을 써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 아무래도 실명을 공개하고 글을 쓰는 건 사실 부담되는 일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무슨 이름이 좋을까? 나나스크. 내 오래된 다른 이름 '스크' 앞에 '나나'를 붙였다. 키보드를 한글 상태로 두고 sk를 치면 나나가 된다. 그래서 나나스크. 내가 바로 스크다. 음 나쁘지 않은데?
나나스크로 검색하면 나오는 화면
네이버에 브런치 작가명을 검색하니 검색된다는 작가님들이 계셨다. 와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작가라니. 궁금하다. 내 필명도 쳐본다. 나나스크. 이런!'나나스키'라는 장아찌가 제일 먼저 나온다.생각해 본 적 없는 강적이다. 나나스키를 이겨야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