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그 어떠한 지난 일도 과거라고 부르기엔 아직 기억도, 카메라 필름도 퍽 선명했다. 내 고사리 같은 손에 든 사진의 쨍한 색감은 찍힌 인물의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어른이 되는 게 먼일이었던 그 시절은 한여름 밤의 꿈처럼 흐릿하게 지나가 버렸고, 진정한 ‘나’를 찾아 헤맨 시간 10년 정도를 덧붙이니 나는 어느샌가 30대 성인이 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창고에 틀어 박혀있던 옛 추억을 들춰 보니, 다소 거칠어진 내 손에 들린 사진은 내 기억만큼이나 바래 있었다.
카메라 필름이 아직 선명했던 시절, 그때는 왜 소중함을 몰랐을까.
과거가 되고 나서야 소중해진 먼지 쌓인 기억, 이제라도 묵은 때를 닦아낸다. 당시의 섬세한 감정이나 맥락을 알 수는 없지만, 빛바랜 기억이라도 나름의 소중함이 있기에 하나씩 간직해 보려 한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당신에게 벌써 고맙다. 혹여 이야기가 가끔 심각해지더라도, 그저 재미있는 썰을 듣는다는 마음으로 들어주기를 바란다. (나는 장시간 진지하기만 한 대화는 안 좋아한다.) 그저 느끼는 대로 감동과 재미, 그리고 공감 포인트에 웃고 울어주면 고맙겠다. 물론 웃음이나 울음이 안 나오면 그냥 정색해도 좋다. 나의 대화 상대가 되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감사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당신과 할 과거 이야기, 기대하며 시작한다.
그리고 뜬금없지만, 자고로 이런 대화는 세계 맥주 한 캔 뜯어야 하는 건 당신도 알 거다.
딱-! 추아악— (호가든 뜯는 소리..)
아무래도 우리 대화의 시작을 시원한 건배로 알려야겠다.
와아, 만나서 반갑습니다.. ㅎㅎ
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