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바버샵도 웨이팅이 길다.
베트남 아저씨 다음
두 번째 손님 강아지 ㅎㅎ
세 번째 손님 외국인 아저씨 되시겠습니다
차례차례 기다려 주세요~
특별히 두 번째 손님에게
파란색 전용 의자까지 준비해 주시는
다정한 사장님이 계신 곳이라 그런지 꽤 인상적이다
두 번째 손님에게 반해버려서
나도 모르게
잠시 네 번째 줄에 서 있다 아차 여기는 남성전용이었지 하고는 무심한 척 얼른 발길을 돌린다.
앗 여기도 있었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또 다른 ‘거리의 바버샵‘이 눈에 들어온다. 차창을 내리고 얼른 찰칵.
대로변 앞 대나무가 소복이 모여 있는 최적의 스팟을 놓칠세라 거울을 달고 천막을 달아 이발 손님을 받고 있는 바버 아저씨의 감성이 돋보인다.
길 한복판에서 전기를 끌어와 드라이기까지 사용하고 있는 거리의 바버샵은 꽤 드문데... 스페셜 샵이로구나.
머리를 깎는 동안 귓가를 스치는 대나무 바람 소리는 또 얼마나 운치 있으려나~
8차선 도로 위에 복작거리는 차와 오토바이의 난세를 등지고 대나무 숲을 바라보며 머리를 깎는 바버 아저씨와 손님 아저씨. 이 두 사람이야말로 등 돌아서는 모션 하나로 도심 속 도를 터득하는 귀재들이 아니련가.
속세를 떠나 자연으로 귀의할 것을 강조한 노자의 길 중간 어디쯤 자리 잡은 바버샵일세~
'노자 바버샵'이라고 간판 하나 달아주고 싶다.
건축용 돌덩이가 쌓여 있어도 상관없다. 슬쩍 보슬비가 내려도 상관없다.
손님도 바버도 노바디 노바디 케어~
Cắt Tóc Nam 깟똑남: 이발소/남자 머리 깎아요 (베트남 언어는 참 직관적이기도 하지 ㅎㅎ) 팻말하나 붙이고 거울 하나 걸 수 있는 곳이라면
거리의 어디든 바버샵은 차려진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실력을 다 공개해야 하니 어쩌면 이들이 거리에 숨은 미용 고수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입소문 난 그들을 찾아 날이 궂은날에도 상관없이 거리의 바버샵을 찾는 건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거리의 바버샵 때문일까
아니면 이곳의 사장님도 거리로 출장을 나가신 걸까
타잉콩 시장 원조 바버샵의 문이 굳게 닫혀
오랫동안 열리지 않고 있다.
마음 쓰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