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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비 Nov 16. 2017

모바일에서 잘 읽히는 글쓰기

모바일 사용자가 마케팅 타깃이라면

당신의 글이 모바일에서 읽히길 원한다면 필력보다 구조와 구성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앱 통계분석 글로벌 업체 ‘앱 애니’에서 발간한 ‘앱 고객 확보 인사이트: 2015년 1분기’보고서 기준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모바일 데이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데이터 사용량 지수는 125로 해외 주요 앱 시장인 미국(100), 일본(90), 영국(80), 독일(70) 보다 크게 앞선 수치다.

전 세계 약 20억대가 넘게 보급되어 있는 스마트 폰은 훌륭한 멀티미디어 도구다. 또한 업무 활용도에서도 충분히 유용한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처음부터 모바일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앱들은 물론, 기존 PC에서 유명했던 툴들도 이제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앱 버전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는 추세다.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영상 분야에서는 모바일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세로나 정사각 비율 영상을 적극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사진이나 디자인 역시 사용자가 몰리는 모바일 플랫폼 카드 사이즈 형태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이 보편화되었다.

웹에 노출되는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게시의 방식을 따르게 된다. 여기에는 제목과 설명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기에 글은 모든 콘텐츠와 함께 한다. 따라서, 모바일 사용자를 타깃에 포함한 콘텐츠라면 동반되는 글 역시 모바일에 어울리게 작성되야 함이 맞다.

 
모바일적 글쓰기의 핵심은 가독성과 간결함이다. 이동과 전환이 잦은 스마트 폰 사용 환경을 고려할 때, 빠르고 쉽게 눈에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1. 신속히 전개하라.


느긋한 서두로 풀어가는 글은 모바일에 적합하지 않다.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본론까지 진입하는 과정이 늘어진다면 사람들은 스크랩 버튼을 누르고 다른 글로 이동할 것이다. ‘나중에 PC로 봐야지!’ 하면서. 물론, 다시 시간을 내 찾아보는 경우는 드물다.
가능하다면 두괄식으로 쓰자. 도입 전개가 필요하다면 되도록 빠르게 본문으로 넘어가라. 본문 역시 늘어지지 않도록 빠른 템포로 나아가자. 필력 자랑을 위한 수식이나 비유만 지워도 글에 속도가 붙는다. 스마트폰 액정은 글에 집중하기 좋은 화면이 아니다. 도입은 강렬하기보다 간결한 것이 더 좋다. 첫 문단에 필요한 건 설렘이다. 앞으로 읽어나갈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도록 하자.


2. 문장을 쪼개라.


모든 줄을 딱 한 문장씩으로만 구성하긴 힘들다. 그렇지만 서너 줄 넘게 문장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특히, 스마트 폰 화면 가로 한 줄에는 PC 모니터보다 더 적은 분량의 글자가 들어간다. 끊을 수 있는 문장은 최대한 끊자. 한 문장 안에 연결어가 되도록 포함되지 않도록 한다. 마침표를 아낄 필요 없다. 어쩔 수 없이 한 문장이 좀 늘어지게 되면 적당한 부분에 쉼표를 찍어주자.



3.영화의 씬처럼 문단을 구성하라.


시나리오는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글이다. 대사 한마디 없이도 상황과 반응을 통해 감정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대사가 많다고 좋은 시나리오가 되는 건 아니다. 좋은 시나리오에는 불필요한 씬이 없다. 모든 씬은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며 꼼꼼히 이야기를 전개한다.

모바일 독자를 염두에 둔 글은 최소한의 단어로 최대를 전달해야 한다. 좋은 글은 꼭 필요한 문단만 갖추고 있다. 글쓴이 자기만족을 위해 글 솜씨를 뽐내기 위한 문단은 없는지 냉정히 검토하라. 다른 문단들과 상호작용하지 않는 이질적 문단이라면 과감히 삭제해도 좋다.

핵심 문단은 반드시 존재해야 하고, 이 부분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처럼 글의 절정이 된다. 씬들은 결국 클라이맥스를 위한 여정이다. 핵심 문단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른 문단들이 존재하는 거다. 단편영화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극단적으로 필요한 씬만 배치해 주제에 집중하는 시간을 확보한다. 모바일의 글쓰기는 단편영화처럼 본론으로 직진하는 것이 좋다. 복잡한 글 구조는 모바일에 적합하지 않다.


4. 가독성을 높이는 자간과 폰트, 글자 색.


글자가 모여 이룬 문단은 네모다. 문단이 모인 글은 네모의 연속이다. 자세히 읽기 전 전체를 훑어볼 때, 글은 모양으로 인식된다. 불쾌한 모양의 글은 자세히 들여다볼 의욕이 들지 않는다. 배치가 다닥하여 틈이 없거나 폰트가 이질적이라거나, 글자색이 너무 진해 눈이 부시다면 묘하게 기분이 나빠지기까지 한다.

모양이 예쁜 글이란 눈이 편한 글이다. 특히, 스마트 폰은 눈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기기이다. 드래그가 길어지더라도 자간에 충분한 여유를 주어야 한다. 꾸밈이 과도하게 들어간 폰트도 피하라. 본문 글 폰트라면 고딕과 명조 계열 이외에 고려조차 하지 않길 바란다. 새까만, 시뻘건, 새파란, 이런 느낌의 진한 원색 글씨들은 안구 테러의 주범이다. 눈이 부시다 못해 시리다. 약간 채도가 빠진 다운 톤의 색 사용은 편안하게 글을 읽는데 큰 도움이 된다.



5. 의외로 전체 글은 길어도 괜찮다.


인터넷에서 긴 글은 읽히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다. 블로그 플랫폼 서비스인 ‘medium’에 따르면 읽는데 7분 정도 걸리는 글이 최선의 분량이라고 한다. 7분 이하부터 시작하여 7분에 근접할수록 좋은 반응을 이끄는 글이 많았고, 7분이 넘어가면 점점 체류시간이 줄어든다.

중요한 것은 7분을 유지시키는 소구력이다. 억지로 단어를 채워 넣어 그저 분량만 늘려서는 시선을 잡아둘 수 없다. 흥미롭고 신속한 전개와 쉬운 문장, 실속 있는 문단 구성으로 알차게 작성한다면 글이 좀 길더라도 독자는 기꺼이 다 읽어줄 것이다.



6. 링크는 최소한으로 사용하라.


PC 웹 브라우저는 탭을 사용하여 링크를 타고 넘어가도 본 페이지로 돌아오는 과정이 번거롭지 않다. 또, 작게 창을 몇 개 띄워 동시에 살펴보는 것도 가능하다. 아직까지 모바일 웹 브라우저에서 멀티태스킹은 꽤 번거롭게 느껴진다. 링크가 열리면서 본래 읽던 페이지는 뒤로 밀린다. 이는 본래 읽던 글의 흐름을 끊게 된다. 출처나 참고자료의 링크가 필요하다면 글 중간보다 끝에 정리해 삽입할 것을 권장한다.


 7. 삽입 이미지 용량을 줄여라.


글에 이미지를 삽입하여 풍성하게 꾸리는 건 좋다. 하지만, 이미지가 너무 크거나 고용량의 동영상을 탑재하는 건 전체 콘텐츠 로딩 시간을 길게 만든다. 자주 엑스박스가 뜨기도 한다. 정성 들여 쓴 글이 이미지 용량 때문에 버벅거리며 로딩된다면 독자는 몇 초를 견디지 못하고 페이지를 나가버릴 것이다. 모바일에서 읽히길 원하는 글이라면 삽입 이미지의 해상도를 약간 낮추거나, 리사이징을 통해 가볍게 만드는 것이 좋다.



8.클릭하지 않고 못 배길 한 줄을 도출하라.


작성한 글을 처음 게시할 때, 썸네일 이미지뿐 아니라 짧은 글 설명에도 신경 써야 한다. 글의 첫 문장이 썸네일에 도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보다는 글의 핵심이 담겨있고 흥미를 끌 만한 문장을 발췌하거나 별도 작성하여 등록하라. 이는, 타인이 글을 공유할 때에도 똑같이 노출된다. 글의 제목만 보고 읽게 된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런 제목은 자주 뽑혀 나오지 않는다. 제목을 도울 센스 있는 서브 카피로 독자를 확보하자.




9. 세 줄 요약이 가능할 만큼만 담아라



‘세 줄 요약’ 이란 표현은 너무 글이 길거나 난해할 때 사용하는 인터넷 용어이지만 실제로 모바일적 글쓰기에서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세 줄 요약은 기승전결에서 승과 전을 하나로 합친 간단 설명이라 보면 된다. 아무리 현란한 문체와 방대한 지식이 담긴 글이라도 결국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단 세줄로 요약이 불가능하다면 모바일에 적합하다 보기 어렵다. 이보다 길게 요약할 수밖에 없는 볼륨이라면 글을 나누어 시리즈로 만드는 편이 낫다.



마치며

종이책과 인터넷 글의 가장 큰 차이는 집중과 여유다. 종이책에는 오로지 글만 적혀있으며 읽는 동안에는 책 이외 다른 것이 눈에 들지 않는다. 웹에는 행위를 멈출만한 수많은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다.


전자책 형태로 다운로드해 보는 글과도 다르다. 웹은 연결과 이동으로 이루어진 세계다. 한 장소에 사람을 머물게 한다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모바일 기기는 어쩌면 PC보다 더 바쁘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PC는 작업 하나에 몰두하기 용이하고, 한 장소에 머물며 사용하는 경향이 짙으며, 화면도 크다. 모바일 기기는 한 손에 휴대가 가능해야 하니 크기에 한계가 따르고 SNS나 메신저 사용이 활발하기 때문에 집중을 흐트러트리기 딱 좋다. 당신의 글이 모바일에서 읽히길 원한다면 필력보다 구조와 구성에 더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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