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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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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비 Jun 24. 2023

겨우 갸우뚱

연명하기 괜찮다 그럭저럭

며칠간 참 바빴다.

그래서 좋다.


술을 또 마셨지만

버겁지 않더라.

알지, 그 마저 도피인 걸.

그래도.


우울증은 경증이고

알콜은 중독 직전에 다행히 멈춘

의존증이란다.


우울이 밀려 올 때면 간곡히 참아냈다.

요 며칠 술을 마신 건 다행히 기분이 좋았을 때다.

그 핑계에 숨을 만 한 성과를 냈으니.

좌절이 크지는 않다.

그러니 살아낼 만한 성과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최악이 아니다.

악이다 그저.


무너지지는 않았다.

무더워지며 무거워졌을 뿐.  

처지는 건 몸뚱이지 기분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순간마다 장악해오는 우울은 버겁고

서러웠다.


대체 왜 인간에게

기분이란게 존재할까?


당연한 현상이

당면한 울상 앞에 버겁더라.


바라는 건 무덤덤함이다.

무던한 내가 되길 바란다.


다잡고 다잡고

아무것도 못 잡는 나를

끝내 붙잡고

내게 애원한다.


무너지기에는

여전히 욕심 많은 사람이잖냐고.


내가 약한 걸 인정한다.

거기까지 어려웠다.


약한 스스로를 비로서 받아들이게 되었으니

다행히 강인하다.

그러하니 참을 수 있다.


언젠가는 사연을 풀어야지 싶지만

이번까지는 아니다.


연명하기 괜찮다.

그럭저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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