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적신 해변에서 우리는 더 사랑하게 될 거야
언젠가 금빛 바다를 보고 싶어.
밤과 낮의 사이, 푸르름과 어둠의 사이,
반짝반짝 빛나는 황금바다를 말야.
나는 청명한 바다를 본 적이 있어.
드넓고 경이로운 바다를 본 적이 있어.
혹은 사납고 무서운 바다를 본 적이 있어.
바다는 날 외치게 만들어.
크게 소리 지르고 나면 갑갑했던 가슴에
숨 구멍이 트이는 것 같거든.
[아픔 슬픔 기억 미련 두려움 그리움 아련함 추억]
바다는 줄곧 무언가를 버리던 곳이었어.
저 사진을 어디에서 처음 보았는지는 기억나지 않아.
단지 처음 저걸 봤던 순간, 그 느낌을 기억해.
숨이 멎는 것 같았어.
소복소복, 별이 눈처럼 내려,
별 묻은 바다는 금빛으로 반짝이고,
해변에는 밀려 온 별들이 촘촘하지.
그곳 사람들은 해변을 걷지 않아.
차마 별을 밟을 수 없으니까.
대신 나는 거야.
작은 비행기 위에, 올라타고서,
내리는 별을 맞으며, 온몸이 별에 흠뻑 젖도록.
저런 바다라면 소리 지르지 않아도 될 거야.
보는 순간 이미 내 안의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될 테니까.
사는 동안 그런 바다를 만날 수 있을까?
만일 보게 된다면 바다 한가운데까지 헤험쳐가고 싶어.
별과 바다의 중심에서 깊이 가라앉고 싶어.
깊이, 깊이, 가장 밑바닥까지.
그곳이라면, 어쩐지 바다 속에서도 숨 쉴 수 있을 것 같거든.
언젠가,
금빛 바다에 가자.
별을 적신 해변에서 우리는 더 사랑하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