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여느 때와 같이 다정했다
꽃 속에 파묻히고 싶었나 봅니다
다시 피어난 꽃들이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넵니다
겨울 내내 괜찮았냐고 말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나름 이번 겨울을 잘 살아왔다고
대답을 하면서도 울컥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습니다
꽃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은 잘 못 살았다고 말을 꺼내고 싶었습니다
결국에는 갈팡질팡했던 그동안의 마음들을 꽃에게 털어놓습니다
꽃들의 온화한 미소 앞에 얼어붙었던 마음이
살살 녹아내립니다
오랜만에 꽃의 품에 안겨 봅니다
꽃은 그저 아무 말 없이 다정하게
내 모든 모습들을 품어 줍니다
그동안 꽃을 그리워했나 봅니다
꽃 속에 파묻히고 싶었나 봅니다
꽃에게 안기고 싶었나 봅니다
꽃들과 이야기를 하던 와중
햇빛이 인사를 건넵니다
둘 이야기에 자신도 껴달라는 듯이 말입니다
오늘은 꽃이 나를 품어준 만큼
꽃의 모습을 많이 담아주려 합니다
다음에는 꽃의 고민을 많이 들어주고 싶습니다
꼭 꽃에게 잘 살았다고 웃으며 인사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꽃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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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출사를 다녀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