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있어야 우주도 아름답습니다.

짙은 그림자와 만나기까지

by 낭말로
f/2.8 | SS 1250s | ISO 125 | SONY A7C | 35mm

어두침침한 방 안에 홀로 본인만의 또 다른 어둠 속에 들어가 있을 때면 달빛을 그리워합니다.

주변이 모두 어두컴컴한 가운데 짧은 반경이나마 환하게 비춰줄 만한 빛을 원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녁과 밤을 제외하고 빛은 언제나 곁에 있습니다.

하지만 빛을 원하는 사람일수록 빛을 오히려 피하기 바쁩니다. 주변의 어두움보다는 속을 뒤덮어버린 어둠이 빛을 보려는 행동 자체를 막아버립니다.

그리고 달빛만이 빛의 전부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햇빛이 떡하니 세상을 비추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햇빛은 그림자를 끄집어 내줍니다.

그 그림자는 우리 속 안에 있는 어둠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둠의 나인 그림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순간도 햇빛이 뜨는 시간대일 것입니다.

그 시간에 햇빛을 보는 순간 항상 주변이 어두워 알지 못했던 진정한 나의 짙은 그림자를 만나게 됩니다.

마치 또 다른 자아를 가진 듯한 나의 그림자와 같이 밖을 걸을 때면 빛에 반사되어 다양한 색깔이 비치는 세상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림자와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고통이 뒤따릅니다.

어두운 색들만 보다가 밝은 색을 보면 두려울 수 있습니다. 당연히 예전에는 익숙했던 세상들이 버거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이 어둠은 점점 짙어져 마음속 남아있는 은하를 집어삼켜, 후에는 아무것도 없는 우주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빛이 있어야 우주도 아름답습니다.

속에 있는 어둠을 게워내어 같이 세상을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어둠 속에 있는 이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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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9일 오후 4시 55분 단골 카페에서

흑백 사진도 빛이 있어야 담을 수 있습니다
f/2.8 | SS 1000s | ISO 250 | SONY A7C | 3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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