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씩 부산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간 부산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과 글 모음
매년 부산으로 떠났던 건
매년 여름에 부산으로 떠났던 건
단순히 바다가 보고 싶어서는 아니었습니다.
물결 속에 비치는 내 모습 옆에
나란히 서있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갔습니다.
천천히 잔잔하게 흐르는 물결을 보면 자연스레 당신이 떠오릅니다.
해변을 걸으면서도 혼자 있는 기분이 안 들었습니다.
옆에서 같이 걷기보다는 나와 동떨어진 뒤에서 혼자
바다를 보며 걷고 있을 당신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터무니없는 상상을 한 거지만
여행 내내 그나마 외로움은 덜하더군요.
다른 곳도 아닌 바다를 보면 아쉬움이 많아집니다.
같이 올 수도 있었을 장소라고 생각이 들어서 일까요.
이내 정신을 차리고 바다를 다시 바라봤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망망대해가 펼쳐진 저 바다 끝을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며 마음을 좀 덜어냈습니다.
바다는 나에게 있어서 그리움을 주면서도 덜어내주는
아이러니한 곳입니다.
하지만 바다가 나에게 전해주고 싶은 게 무엇인지는 알겠습니다.
마음껏 생각하고 흘려보내라고.
몇 번이 되었던 또다시 그리워지면 끊임없이
찾아와서 보내주라고 말입니다.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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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아무 말을 안 하지만
파도로 대답해 줍니다.
파도 소리에는 그 어떤 가식도 거짓도 없는
온전한 진심이 담겨있어 보입니다.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바다에게 털어놓습니다.
파도 소리만 가득한 바다여도 마음이 편안합니다.
하지만 바다와 함께 있으면서도 역시 생각나는 건
가족과 주변 사람들입니다.
바다만큼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 말입니다.
따뜻한 풍경이 가득한 이 광안리에서
나는 혼자 밤바다 앞에 앉아 여수 밤바다를 들었다.
부삼 밤바다도 아닌, 여수 밤바다 말이다.
반짝거리는 폭죽 소리,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
산책 나온 아주머니와 강아지가 밟는
해수욕장 모래 소리,
나는 이 부산 밤바다에 몸을 맡기며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부산에서의 첫날.
눈앞에 보이는 광안리의 바다와 대교 앞에서
나의 웃는 모습을 보았다.
젖어있는 셔츠, 떨어지는 땀방울마저
나에게는 전혀 찝찝하지 않은,
그저 자연스러운 모습에 그치지 않았다.
땀방울이 비가 내리 듯 시원하게 흘러내렸다.
모든 것들이 행복하게 보인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