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성한 그물로 물고기를 잡고 있다. 낚시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
평소 수영 후에 후다닥 머리를 감고, 나가기 바빴다면
오늘은 아파트 사우나를 감각하고 싶어졌다.
전기스토브 방식으로 사우나 내에 온도가 80도에 육박한다.
모래시계의 방향을 바꾸고, 바로 누웠다.
이내 뜨거워서 호흡하기가 힘들었다.
바로 냉탕에 들어가자마자 얼음장 같은 온도에 고통스러웠지만
한걸음 한걸음 발가락부터 허리 가슴을 지나 목까지 잠기는 사우나즈의 냉탕의 경험이 강렬해서
이 정도는 참을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80도의 뜨거운 온도가 30도처럼 서늘하게 느껴지던 시간이 지나
호흡이 힘들어질 때쯤 다시 냉탕으로 들어갔다.
2번째 냉탕은 들어가기 쉬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고통스러웠다. 처음 들어가는 것처럼
냉온욕을 반복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1. 평소 나에 대한 고민과 일하는 환경이 극한이라고 해도 (=냉탕) 그 시간이 존재해야만
더 어려운 실전에서(= 80도 사우나) 뜨거운 것을 모르고 그 시간을 즐기면서 보낼 수 있다.
2. 나에 대한 고민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고 착각이다. 스스로에 대한 고민은 끝날수가 없다.
한차례의 냉온욕 후에 다시 찬물에 입수할 때, 똑같이 괴롭고 고통스럽다.
하지만, 꾸준하게 자신을 가꾸고 단련시켜야 한다.
내 감각을 가장 쉽게 깨우기 위해서라도 나는 앞으로 꼭 냉온욕을 하며
스스로 감각을 깨워야겠다.
나 스스로에 대한 자각
나는 참 그물이 촘촘하지 못한 채 태어났지만
다행히도 좋은 환경 속에 나를 넣은 까닭에
그 촘촘하지 못한 그물로 물고기를 잡고 있다.
낚시하는 행위 자체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