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유산

경험이라는 유산에 집착하는 엄마라는 사람



나는 왜 이리 아이 둘을 데리고 경험을 시켜주지 못해 안달일까?


어딜 가든, 아이를 데리고 가려고 한다.

때론 함께 있는 것이 나에게 독이 될 때가 많다.

그럼에도 내가 새롭게 알고 배우고 경험하고 싶은 것들을 아이들에게 유산처럼 몸에 자연스럽게 베이게 하고 싶다.




데스커 라운지, 그 공간에 처음 갔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은 서원이었다.

서원이에게 (물론 나이에 맞는 경험은 아닐지 몰라도) 이 공간에 있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어른>을 보여주고 싶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서화관에서 선조들의 글씨와 그림을 서원이가 이해를 하든 말든 자연스럽게 물들이게 하고 싶었다.


현재 내 라이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달리기

달리기가 너무 좋으니, 이걸 서원이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내 안의 8살 지영이를 위한 치유


왜?


나는 아이를 거울삼아, 8살 박지영에게 새로운 세상, 뒷모습이 아름다운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부모님이 나를 사랑으로 키우지 않으신 것은 아니지만,

나는 정신적 허기와 문화적 갈증에 메말라 잎도 꽃도 활짝 핀 적이 없고 직뿌리가 깊게 내린 적이 없다.

그나마 유전자의 힘으로 잔뿌리가 넓고 얕게 내려지면서 지금까지 인생을 그럭저럭 버텨왔다.


왜 나는 지적재산을 물려줄 수 있는 부모님을 만나지 못했는가… 이 부분에 대한 원망은 끝이 없다.

똑같은 환경 속에서도 훌륭하게 자란 사람들은 많아!

네가 상황 탓하지 말고 똑바로 살았어야 해!

라는 말로 나를 호되게 혼낸다 해도, 나는 억울하다 말할 수 있다.




진득하게 앉아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나를 똑바로 보게 하는 삶을 살려고 무던히 애쓰는 나는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았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내가 좋다고 느끼는 것, 빨리 알았으면 삶이 풍요로워졌을 것, 역사 문화적 소양’을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고 싶은 것이다.


내가 배워가는 그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하는 중인 것이다.




로마 마라톤, 국제 마라톤의 경험은 나도 처음이다.

그 처음의 경험을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

내 몸이 지치고, 힘들어도

모든 새로운 경험을 그 과정에서 쌓을 인사이트를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




내 안의 8살 지영아….

46살의 지영이가 너를 많이 사랑해. 너에게 보다 많은 경험과 소양을 쌓게 해 줄게.


더 이상, 타인을 원망하는 삶을 살지는 말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