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는 도끼다』의 두 번째 글입니다. 『법정의 얼굴들』을 쓴 박주영 판사와의 인터뷰 중, 오래 마음에 남는 한 대목이 있습니다. 김지수 작가가 기록한 그 문장을 따라 필사하며, 제 글로 다시 풀어냈습니다.
어둠을 뚫는 것은 거대한 횃불이 아니라 작은 성냥불일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목소리가 큰 자가 이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사람들의 작은 의지에서 시작됩니다.
박주영의 문장은 바로 이 ‘작은 씩씩함’의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착하다는 이유로 손해를 보고, 염치를 지키려다 상처를 입는 사람들이야말로 세상을 지탱하는 숨은 뿌리라는 것. 이 메시지는 지금 같은 속도의 시대에 더욱 울림 있게 다가옵니다.
“염치와 양심을 저는 거꾸로 난 가시라고 말해요.
제 몸을 파고드는 가시가 많은 사람은 늘 염치를 생각해요.
그런데 돈처럼 양심이나 공감 능력도 이미 가진 사람이 더 가져요.
그래서 착한 사람은 더 상처받고 악한 사람은 더 뻔뻔해지지요.
상처를 잘 받는 사람은 ‘잘못이 외부에 있다’는 걸 자각해야 합니다.
악인들이 정신 차리려면, 약하고 염치 있는 사람들이 씩씩하게 잘 살아야 해요.
그래야 악이 상처받습니다.”
- 『필사는 도끼다』, 박주영, 「그래야 악이 상처받습니다」, p.24
이 문장은 가시처럼 날카롭습니다. 착한 이들이 짊어진 염치와 양심은 때로는 스스로를 찌르는 고통이 되지만, 바로 그 고통이 세상의 윤리를 지탱합니다.
악은 결코 선의 힘으로 직접 꺾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선한 사람들이 당당히 살아낼 때, 그 씩씩한 존재 자체가 악을 흔드는 균열이 됩니다.
돌이켜보면 저 또한 “착하면 손해 본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목소리를 낮추고, 불이익을 피하는 쪽을 선택했던 기억이 많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요구하는 계산에 따라 침묵하는 것보다, 내 염치를 지키며 씩씩하게 살아내는 것이 결국은 더 강한 힘이 된다는 것을요.
‘씩씩하다’는 말은 단순한 성격 묘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자기 안의 두려움과 체념을 꺾고, 타인의 무례에도 꿋꿋하게 서는 태도입니다. 오늘날처럼 부끄러움이 사라진 시대에 씩씩함은 곧 윤리적 용기의 근간이 됩니다.
당신은 선한 마음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으로 언제 씩씩해진 적이 있나요?
혹시 지금도, 염치 때문에 상처를 받고 계신가요? 그 상처를 감추지 않고 버티며 마주하는 용기, 바로 그 씩씩함이야말로 세상에 균열을 내는 힘일지 모릅니다.”
읽기 – 언어의 울림을 귀에 새기다
내 마음을 무찌르는, '푼크툼'이 되는 문장을 소리 내어 읽습니다. “악이 상처받습니다”라는 마지막 구절은 마치 종소리처럼 여운을 남깁니다. 읽는 순간, 우리는 선의 힘을 다시 믿어보고 싶어집니다.
원문 따라쓰기 – 도끼날로 찍듯 손끝에 새기다
종이에 한 글자 한 글자 옮겨 적습니다. “염치”, “양심”, “씩씩하다”라는 단어는 특히 힘주어 적습니다. 손끝으로 새길 때, 단어는 단순한 활자가 아니라 내 삶의 좌표가 됩니다.
나의 글쓰기 – 불씨를 살려 내 언어로 번역하다
이렇게 적어봅니다.
“악이 상처받는 순간은 ○○일 때다.”
○○ 안에 당신만의 구체적인 경험을 넣어 보세요. 누군가의 부당함에 당당히 맞섰던 순간일 수도 있고, 양심을 지키기 위해 작은 결정을 내린 날일 수도 있습니다. 그 문장이 바로 당신만의 철학이 됩니다.
악을 무너뜨리는 것은 거대한 힘이 아닙니다. 오히려 선한 사람들이 씩씩하게 살아내는 일상의 작은 용기가 악의 가면을 갈라놓습니다.
『필사는 도끼다』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오늘 어떤 씩씩함으로, 세상의 뻔뻔함에 작은 균열을 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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