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영감을 기다리지 않고 ‘출근합니다.

by 진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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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환상을 깨고 책상 앞에 정직하게 서는 일


도시에 사는 낭만적인 예술가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노트북을 들고 스타벅스 창가 자리에 앉아 밖을 지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멋진 문장이나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번개처럼 내 머릿속을 스치기를 기다렸죠. 백색 소음이 있는 카페에서 글이 잘 써진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공간만 바꾸면 글이 술술 써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앞쪽이 훤히 내다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아 분위기를 잡아보려 했지만, 정작 제 신경은 뒷자리에서 들려오는 생생한 대화에 꽂히기 시작했거든요. "어머, 그래서 그 집 아이 대학은 결국 어디로 갔다는 거야?" 같은 흥미진진한(?) 남의 집 사정에 귀가 쫑긋 세워지는데 글이 써질 리가 있나요. 결국 영감은커녕 어수선하기만 했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오늘도 한 줄도 못 썼네"라며 괜히 죄 없는 무거운 노트북만 탓하며 터덜터덜 걸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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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앱스트랙트: 디자인의 미학(Abstract: The Art of Design)>에서 일러스트레이터 크리스토프 니만(Christoph Niemann)의 에피소드를 보며 무릎을 쳤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일상생활과 일을 섞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라고요.



"척 클로스가 말했죠. '영감은 아마추어를 위한 것. 프로는 그저 아침이 되면 출근할 뿐이다.' 영감이 오기까지 몇 시간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저 일을 시작하는 것. 그러기 위해 책상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결정을 하고 최선의 결과를 기다리죠."

- <앱스트랙트>, 크리스토프 니먼의 대화 인용

저 역시 그랬습니다. 예술은 고고한 영감을 기다리는 신비로운 행위가 아니라, 철저히 고립된 책상 앞에서 시작되는 정직한 '노동'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unnamed_(3).jpg?type=w1 "크리스토프 니먼의 독창적인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어 AI로 구현한 일러스트입니다."



[크리스토프 니만(Christoph Niemann)은 누구인가?]


크리스토프 니만(Christoph Niemann)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중 한 명입니다. 《더 뉴요커》의 표지를 수십 차례 장식했으며, 《뉴욕 타임스》와 같은 주요 매체에 글과 그림을 기고합니다. 그는 주변의 평범한 사물을 기발한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일요 스케치(Sunday Sketching)' 시리즈로도 유명합니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작가를 넘어, 디자인과 예술, 철학을 넘나들며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질문을 던지는 현대의 거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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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to 6의 성실함이 만드는 위대함


크리스토프 니만은 척 클로스의 말을 인용합니다. "영감은 아마추어를 위한 것이다. 프로는 그저 아침이 되면 출근할 뿐이다." 이 문장은 제 가슴을 뜨겁게 때렸습니다. 영감이 오기까지 몇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책상에 앉아 연필을 잡고 결정을 내리고 무언가를 그려내는 것. 그것이 프로의 자세라는 것이죠.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정해진 양의 원고를 쓰고 10km를 달립니다. 소설가 김훈선생 역시 매일 같은 분량의 원고지를 꽉꽉 채우며 자신을 몰아세웁니다. 이들에게 글쓰기와 그림은 신비로운 마법이 아니라, 9시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하는 직장인의 일상과 다름없습니다. 저 역시 이 '생활인 예술가'들의 뒤를 묵묵히 따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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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의 짜릿함: 기존의 세계관이 전복되는 순간


크리스토프는 "예술에 중독되는 첫 번째 길은 창작이 아니라 체험"이라고 강조합니다. 유화 작품의 두터운 붓질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세상에 대해 배웁니다. 내가 알던 세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세계관이 전복되는 그 경험, 그것이야말로 예술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짜릿함이죠.


제가 운영하는 '하버드 VTS(Visual Thinking Strategies) 글쓰기' 수업도 바로 이 '체험'에서 시작됩니다. 명화를 깊게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나만의 의미를 발견하며 에세이와 미니픽션을 써 내려가는 과정. 수강생분들이 기존의 시각을 깨고 새로운 세상을 만날 때, 저는 크리스토프가 말한 그 '전복의 희열'을 함께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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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창조의 미학: 친숙함을 낯설게 만드는 디자인의 힘


크리스토프 니만의 작업이 놀라운 이유는 우리 주변의 아주 사소한 물건들(포크, 칫솔, 종이컵 등)을 활용해 전혀 다른 느낌으로 재창조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최고의 디자인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제가 지향하는 '디카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스마트폰 렌즈에 담긴 일상의 한 장면이 시적 영감과 만날 때, 우리는 익숙한 것을 '새롭고 진실되게' 보게 됩니다. 멀리 있는 거창한 진리가 아니라, 우리 발밑의 흙과 창밖의 노을 속에 진짜 예술이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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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루틴: 읽고 쓰며 가르치는 삶의 기록들



매일 저만의 '체크리스트'를 채우며 학원으로 출근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할 일이 아니라, 저를 예술가로 살게 하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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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의 루틴: 8천 보 걷기와 힐토 300번으로 몸의 중심을 세웁니다.


입력의 루틴: 50쪽의 독서, 단편소설 한 편 읽기, AI/영상 크리에이터 강의를 정리하며 새로운 세계를 체험합니다.


출력의 루틴: 블로그 1일 1포스팅, 브런치 글쓰기, 전자책 집필을 통해 저의 세상을 디자인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지루해 보일 법한 이 반복이 모여 비로소 한 편의 시가 되고, 한 권의 책이 된다는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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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침 9시는 어떤 결심으로 시작되나요?


크리스토프 니만의 다큐멘터리를 덮으며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영감을 구걸하지 않겠다고. 대신 매일 아침 성실하게 책상 앞에 앉아 시인의 마음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에세이스트의 시선으로 첫 문장을 써 내려가겠다고요.


읽고 쓰고, 가르치고 배우는 저의 일상은 화려하지 않을지 몰라도 진실됩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나만의 세상을 디자인하는 프로'로 살아가고 계시겠지요? 거창한 목표보다 중요한 것은 오늘 아침 나를 책상으로 이끈 그 '성실함'일 것입니다. 오늘도 저는 저의 블로그와 브런치라는 작업실에서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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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순희 작가와 함께하는 예술적 일상]


교육 문의: 디카시쓰기(디카시AI아트코칭지도사)/하버드 VTS 글쓰기(AI아트코칭지도사)/자서전쓰기(자서전출간지도사)/전자책쓰기(전자책출간지도사)/종이책출간하기(종이책코칭지도사)/독서모임(독서모임운영지도사)/브런치 작가 되기



블로그: https://blog.naver.com/nangrang77


브런치: https://brunch.co.kr/@nangrang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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