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입학을 앞둔 미연이는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늘 1등급이 나옵니다.
심지어 오늘은 100점을 맞았습니다.
미연아 매번 1등급이 나오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우리 학원에서 독서와 논술을 해왔으니,
솔직히 말하면
이 질문에는 이미 답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미연아, 너는 왜 시험만 보면
항상 1등급이 나오는 걸까?”
가볍게 질문했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몇 개의 이유가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어른이 묻는 ‘이유’에는
대부분 방향이 정해져 있습니다.
질문을 던지기 전부터
머릿속에는 이미
몇 개의 단어가 떠 있습니다.
독서, 논술,
오래 다닌 시간,
꾸준함, 훈련.
질문은 아무렇지 않게 꺼내지만,
대답은 자연스럽게
그 근처에서 나오기를
은근히 기대하게 됩니다.
“아마 이런 이야기가 나오겠지.”
“이쯤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겠지.”
오늘의 질문도 그랬습니다.
호기심처럼 던졌지만,
사실은 마음속에서
답안을 미리 써두고 있던 질문이었습니다.
미연이는 잠깐 생각하더니
아주 담담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선생님, 저는요
남들 옹알이할 때
문장으로 말했대요.”
순간, 웃음이 먼저 나왔습니다.
그 말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제가 준비해 둔 답안 근처에
전혀 닿아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학원 이야기도 아니고,
공부 이야기로 이어지지도 않았습니다.
아,
이 질문은
이쪽으로 오는 질문이 아니었구나.
미연이는
자신의 대답을 증명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잘하는 거예요”라는 말도 없었고,
“그러니까 성적이 잘 나오는 거죠”라는
덧붙임도 없었습니다.
그냥
자기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이야기,
자기 삶의 시작점을
툭, 꺼내 놓았을 뿐입니다.
아이들은 종종 그렇습니다.
지금을 설명하라는 질문에
가장 먼 과거를 꺼내 놓습니다.
어른이 원인을 찾을 때,
아이는 출발을 이야기합니다.
그날의 대답도
설명이 아니라
‘시작’에 가까운 말이었습니다.
저는 더 묻지 않았습니다.
그 말이 맞는지,
틀린 지 따질 이유도 없었고,
의미를 정리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오늘의 대화는
거기서 자연스럽게 멈췄습니다.
이상하게도
그게 가장 좋았습니다.
무언가를 얻지 않아도,
결론을 내리지 않아도
그 장면 하나만으로
충분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기억에 남은 건 이유가 아니라 장면
미연이가 웃으며 말을 고르던 잠깐의 침묵,
내가 예상한 답이 빗나갔다는 걸 알아차린 순간의 공기,
그리고 그 뒤에 자연스럽게 흘러가 버린 대화의 끝.
돌아보면
그 순간 나에게 남은 것은
성적의 이유가 아니라
그 짧은 장면 하나였습니다.
아마 그래서
그 대화는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시간 이후로
아이들에게 이유를 묻기 전,
잠깐 멈추게 됩니다.
혹시 또
내가 예상한 답을
미리 정해두고 있는 건 아닐까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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