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과 실제의 거리는 얼마쯤일까
진순희
끼니를 훌쩍 넘긴 시간
푸드코트의 음식모형이 서둘러 식욕을 판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상상을 부추기는 음식들
흰색의 밀랍을 뭉쳐 붉은 색을 칠하면 게살이 되고
형형색색의 나물 고명들
모형 깨까지 뿌려 비빔밥 한 상 차린다
침을 고이게 하는 토핑의 색깔들
천연의 색깔보다 한 수 위다
실물을 보여주는 메뉴판, 순간 사람들은 착시를 일으킨다
시각과 미각을 집중 공략하는 음식모형
식감이 생생하게 살아난디
실제 음식의 열 배나 되는 값
그래서 정교하다
먹음직한 모형만 보고 주문했더니
어린아이가 먹을 만한 크기
보이는 것과 실제의 거리는 얼마쯤일까
이젠 아무도 허울뿐인 음식모형을 믿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