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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패랭이

홀로 피고 져도 바람과 하늘과 이슬을 가졌다네

by 진순희

장미와 패랭이


진순희


나는 풀섶에 숨어 피는 패랭이라네

정원에 피는 탐스런 장미도 부럽지 않네

그녀가 가진 정원보다

나는 더 넓은 들판을 가졌다네

그녀는 그 아름다움에 조마조마 가슴을 졸이지만

내가 가진 것은 무한한 자유

이 들판은 모두 내 것이라네

아무도 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

홀로 피고 져도

바람과 하늘과 이슬을 가졌다네

내가 지닌 것은 너무 많아

이루 헤아릴 수 없다네

풀섶에 피고 지는 나는

한 송이 패랭이라네


캡처1.PNG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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